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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 세계 각국과 ‘검열 전쟁’
작년 하반기 콘텐츠 2285건 삭제요청 받아…브라질선 265%나 급증 법적분쟁 확산조짐
만약 한국인이 유튜브에서 김정은 찬양 동영상을 볼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표현의 자유냐, 미디어의 정치적 검열이냐를 두고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이 세계 각국 정부와 승강이를 벌이는 중이다.

구글이 지난해 7~12월 전 세계 각국 정부로부터 받은 데이터 삭제 요청 건수를 최근 발표했다. 전 세계 각국에서 정보 삭제 요청을 받고 있는 구글은 지난 2010년부터 매년 2회 투명성 보고서(Transparency Report)를 통해 삭제 요청 횟수와 처리한 결과와 사례 등을 공개하고 있다.

구글이 유튜브와 검색엔진 등에서 검색되는 콘텐츠 중 지난 7~12월 정부로부터 받은 삭제 요청 건수는 2285건으로, 지난해 1~6월 받은 1811건에 비해 증가한 수치다. 관련된 콘텐츠의 개수도 1만8070개보다 늘어나 2만4179개로 나타났다.

수잔 인판티노 구글 법률이사는 “우리가 자료를 모으고 공개할 때마다 콘텐츠에 대한 정부 검열 시도가 늘어나는 것이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서비스하는 지역 정부로부터 정치적인 콘텐츠를 제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왔고 이런 지역이 점점 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9월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은 미국 브라질 러시아 호주를 비롯해 이집트 이란 인도 요르단 파키스탄 터키 등 전 세계 20개 국가의 삭제 요청을 받았다. 미국 호주 이집트는 이 동영상이 구글의 온라인 규정을 위반했는지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고, 나머지 17개국은 동영상 삭제 요청을 했다. 구글은 이집트 등 10개 국가에서만 일시 차단 조치를 취하거나 삭제 요청을 받아들였다.

‘무슬림의 순진함’은 반이슬람 영화로, 이슬람을 조롱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이집트 법원은 영화 제작과 관련된 7명에게 사형선고를 내리기도 했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해 대선 기간에 선거법 위반이 의심되는 756개 콘텐츠를 삭제해 달라는 요청을 316건이나 보냈다. 그러나 구글은 삭제 요청을 35건만 받아들였다.

구글 측은 콘텐츠가 브라질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에 따라 보호받아야 하며, 브라질 법에 따라 항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역시 특정 대선 후보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유튜브 동영상 삭제 요청이 있었으나 구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부의 콘텐츠 삭제 요청이 크게 늘어난 나라는 브라질과 러시아로, 브라질의 전체 콘텐츠 삭제 요청은 선거 등으로 인해 이전 보고(1~6월)보다 265%나 늘었다. 러시아 역시 이전 6건에서 114건으로 크게 늘었다.

구글은 각국 정부의 정보 검열에 적극 반발하고 있다. 특히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지난 2월 중국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활발히, 적극적으로 정보를 검열하는 나라”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구글은 2010년 3월 중국 당국의 검열에 항의하며 구글차이나를 구글홍콩으로 이전해 사실상 중국에서 철수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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