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물가 버팀목’ 역할 옛말
‘해외수요 급증…수입물가 인상
‘견과류·쇠고기등 줄인상 예고



수입 신선식품 가격이 일제히 오름세다. 국산 신선ㆍ가공식품값은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상황에서 식탁물가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입 식품값의 상승은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대형 마트가 직매입을 통해 대량으로 해외에서 농수산물을 들여오고 있지만, 중국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탓에 국제 시세가 올라 수입물가를 들썩이게 한다는 분석이다.

25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환율 하락과 자유무역협정(FTA) 효과에도 올 들어 수입 농ㆍ수ㆍ축산물 도소매가가 상승세다. 국산 신선식품 대신 수입식품으로 물가 안정에 도움을 주던 대형 마트에서도 수입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수입 바나나 판매가(24일 기준)는 100ｇ당 338원이다. 지난해 248원보다 36.3% 상승했다. 칠레산 청포도 가격도 100ｇ당 지난해 698원에서 855원으로 22.5% 뛰었다. 미국산 오렌지는 개당 1050원에서 1180원으로 12.4% 올랐다.

동태 가격은 한 마리에 2480원이다. 작년 1600원보다 55.0%나 올랐다. 러시아 수입 쿼터가 감소한 탓이다. 중국산 낙지는 생물 기준 1㎏에 2만5000원으로 지난해보다 47.1% 상승했다. 킹크랩(1㎏)도 지난해에는 4만9800원이었지만 올해는 20.5% 오른 6만원이다.

마트 관계자는 “칠레산 포도나 필리핀에서 주로 수입하는 바나나와 파인애플의 경우 산지 생산이 줄어들며 가격이 올랐다”며 “미국산 오렌지는 경기 회복에 따라 현지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칠레산 청포도 가격을 900ｇ당 지난해 6480원에서 올해는 7900원으로 23%가량 올려받고 있다.

호주산 쇠고기 등 축산물 가격도 오름세다. 호주산 척아이롤과 찜갈비는 100ｇ당 2200원이다. 지난해보다 각각 15.8%, 10.0% 상승했다. 미국산 ‘LA갈비’는 8.7% 오른 2500원에 가격이 책정됐다. 아몬드와 호두 등 견과류도 아직 가격 조정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수입가격 자체는 올 들어 50% 이상 올라간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견과류는 미국 주산지인 캘리포니아 지역의 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 수요가 늘어 아시아 수출 가격을 20% 가까이 올려, 조만간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입 쇠고기와 수산물 가격은 추가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 쇠고기는 하반기 이후 가격이 5~10%, 수입 갈치도 하반기엔 판매가가 5~10% 상승한다는 것. 동태도 한ㆍ러 어업 협상이 지연됨에 따라 지난해보다 10~20%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점쳐진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