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더 이상 ‘차이니즈 마피아’는 없다…무서운 중국
[홍승완ㆍ정태일 기자, 중국(상하이)=김상수 기자]‘차이니즈 마피아(Chinese Mafia)’. 값싼 노동력을 앞세운 대량 생산으로 국제 무대에서 세력을 키운 중국인ㆍ중국경제를 냉소적으로 표현한 이 말은 조만간 효력을 잃게 될 조짐이다. 한국ㆍ일본 등에서 앞선 기술을 받아들여 모조품을 찍어내던 ‘카피캣’의 이미지를 탈색하고 있다. 분야도 자동차, 스마트폰 등 첨단 산업쪽에서 영향력이 키우는 중이다. 일본이 엔저를 앞세운 ‘아베노믹스’로 한국을 옥죄고 있다면, 중국은 기술력으로 한국을 따라잡을 기세여서 매서움을 더한다. 중국의 변신은 13억 인구가 창출해 내는 규모의 경제가 바탕됐다. 광활한 내수 시장은 주요 기업들에 ‘이익창출→ 과감한 기술투자→유력 해외 업체 인수ㆍ전략적 제휴’의 선순환을 유도해 중국의 체질을 바꿔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지난 20일 개막한 ‘2013 상하이 국제모터쇼’에서 미래의 자동차 산업을 선점하려는 중국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 최대 자동차 축제인 이 행사는 불과 1년 전 만해도 고가 프리미엄 양산차에 집중했지만, 올해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 모델과 콘셉트카를 전면에 내세웠다.

작년 열린 베이징 모터쇼에선 자동차 브랜드의 상당수가 양산형 대형 모델 중심으로 신차를 선보였던 데서 확 바뀐 흐름이다. BYD나 체리(Cherry) 등 중국 현지 자동차 업체도 BMW, 폴크스바겐 등에 뒤질세라 다수의 친환경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크고 화려한 고급차에만 관심을 보이던 중국이 ‘친환경’에 주력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친환경, 콘셉트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건 현지 자동차 시장이 그만큼 성장했다는 증거”라며 “중국 업체도 빠르게 선진 자동차 기술을 키우고 있는데 한국 자동차 업계도 이에 발빠르게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세계 스마트폰ㆍTV 가전 시장에서도 중국은 이미 다크호스 수준을 넘어섰다는 진단이 나온다. 중국 기업들은 풀HD 스마트폰을 한국의 삼성전자, LG전자보다 한 두 달 앞서 공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ZTE가 5인치 풀HD 스마트폰인 ‘그랜드S’를, 레노버가 5.5인치의 ‘K900’, 화웨이가 ‘어센드D2’를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2013)를 통해 선보인 것. 한국기업이 새 제품을 내놓으면 뒤따라 엇비슷한 기술의 상품을 내놓던 전례를 깬 행보였다.

7년 연속 세계 TV 시장에서 1위(점유율 30~40%)를 점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유독 중국에선 힘을 쓰지 못한다. 중국 브랜드가 현지 평판TV 시장의 꽉 잡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평판 TV시장 점유율은 TCL(17.8%), 스카이워스(15.7%), 하이센스(15.4%), 창홍(13.1%), 콩카(11.5%), 하이얼(6.1%) 등의 순으로, 중국업체가 1~6위를 휩쓸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입 브랜드 가운데에는 단연 1위지만 점유율이 3.8%선에 그친다.

중국의 TVㆍ가전업체는 자국 시장을 발판삼아 연일 덩치를 불리고 기술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예컨대 애플 아이폰의 하청 업체로만 알려진 중국 팍스콘은 다음달 세계 시장에 70인치 LCD TV를 내놓는다. 지난해 LCD 패널을 생산하는 일본 샤프 오사카 사카이 공장 지분 일부를 인수한 이후 TV제조사로서 빠르게 변신하고 있는 것. 작년 11월 기존제품의 절반 가격에 중국과 미국에 60인치 초저가 LCD TV를 내놓은 지 6개월 만에 제품 사이즈를 더 키웠다. 충칭시에 300만대 생산 규모 대형 TV 공장도 신설하기로 하는 등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국내업체가 제품을 내면 중국업체들이 디자인은 물론 부품 하나까지 중국업체들이 3개월에서 반년만에 만들어 내고 있다”면서 ”더 이상 엔트리, 중간가격대 제품으로 중국 업체와 겨루긴 어렵고 프리미엄 군에서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데 중국은 이 대목에서도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승완ㆍ정태일 기자, 중국(상하이)=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