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기업가 정신은 어디로?
[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 BC카드는 지난 연말 유용한 상권 정보를 담은 ‘대박 상권’ 앱을 출시했다. 300만개에 달하는 BC카드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 매출건수, 건당 매출액을 분석해 전국 1200대 상권의 성적표를 볼 수 있다.무료로 배포하는 이 앱은 정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자본 창업자들에 ‘필수앱’으로 자리잡았다.

신용카드 결제비중이 70%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신용카드사는 방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 돈과 직결되는 ‘고급정보’다. 세계적으로 ‘빅데이터’를 이용한 산업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신용카드사는 강력한 무기 하나를 손에 쥔 셈이다. ‘대박상권’의 예처럼 카드사들은 빅데이터를 토대로 기업의 미래가치와 소비자의 편익을 증대시켜 줄 상품 개발에 골몰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당국의 신용카드 축소 정책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카드사들에게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은 더 커졌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최근 SKT단말기 할부채권 팩토링 사업을 시작했고, 보험ㆍ쇼핑 등 기존의 부대사업을 강화하면서 수익의 5%에 기여했다. 현대카드는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재무설계, 연금, 펀드 등 종합금융 서비스를 시작했고 법인카드 상품 강화를 통한 신규 고객확보에 나섰다. 삼성카드도 온라인과 모바일 기반의 유통사업을 확대하는 등 사업다각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카드사가 진출 가능한 신규사업에 대한 문은 닫혀있거나 상당히 제한적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카드사들이 부대업무로 취급할 수 있는 범위를 여행업과 레저, 보험대리, 웨딩사업, 통신판매로 제한해뒀기 때문이다. 때문에 예전부터 카드사들은 가능한 사업을 지정해둔 법(positive)에서 불가능한 사업만 명시한 법(negative)으로 바꿔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평소 카드업계 종사자들은 “기업가정신이 있더라도 갈 곳이 없다”며 아쉬워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경기침체 속에 신규사업 진출은 기업으로서도 큰 리스크인데 ‘도전’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라며 “내부적으로 아이디어를 모아 아이템을 구현해보려 해도 법이 막혀있으니 시도조차 않하게 된다. 카드사가 진출해서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영역은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나머지는 새 기회를 열어주는게 맞지 않냐”고 물었다.

지난 2003년 카드사태의 ‘원죄’로 카드업계의 건전성에 대한 국민들과 금융당국의 민감도는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2002년 전체 이용실적의 60%에 달했던 현금서비스는 현재 13% 수준으로 주는 등 신용카드사의 체질이 건전해진 상황에서 지나친 규제가 기업의 활력을 막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상용 단국대학교 신용카드학과 교수는 “카드사가 새 먹거리를 찾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신규사업 발굴은 결국 소비자의 편익 또한 증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nointeres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