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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해킹 대비?…‘보안은 내 몫’…생활지침 삼아야”
“열려라 참깨!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이란 이야기 아시죠?” 암호학 전문가인 유혜정(40ㆍ사진) 세종 사이버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암호라는 것이 뭐냐는 질문에 한 옛날이야기로 설명을 시작했다. 그는 “알리바바 이야기에서 40인의 도적이 숨긴 보물이 있는 동굴을 여는 단어. 즉, 숨기고 싶은 것을 숨길 수 있게 하고 주고 싶은 사람에게 주는 역할이 암호예요. 도적들은 “열려라 참깨”라는 암호를 통해 그들만의 보물을 숨겨왔지만 결국 알리바바에게 그 암호를 들켰죠. 암호의 역사는 숨기는 이들과 알아내려는 이들의 투쟁의 역사입니다”라며 암호의 개념과 역사를 설명했다.

크립토(crypto), 비밀이라는 뜻의 암호를 푸느냐, 못 푸느냐. 인류의 역사는 그 치열한 두뇌싸움에 의해 좌우돼 왔다고 유 교수는 말했다.

이처럼 암호가 곧 권력이고, 이를 해독하는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면서 암호를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암호학’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유 교수는 특히 정보사회에 들어서면서 컴퓨터 통신이 발달하고 일반인에게도 컴퓨터가 필수적인 존재가 되고 암호의 의미와 역할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현대사회의 숨겨진 보물은 곧 정보예요. 과거에는 소수의 인원, 왕이나 고위층만의 정보가 중요하고 암호해독의 대상이 됐지만, 지금은 일반 개인의 정보 하나하나가 중요한 가치를 가지죠. 즉, 숨겨야 할 정보의 대상이 늘어났고 이를 해독하려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라고 유 교수는 말했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에 맞춰 암호학 전공자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단순히 해킹에 대비하는 것을 넘어 보안시스템을 설계하고 유지, 관리하는 암호 전문가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각 기업은 물론, 국가기관, 개인정보 보호에 이르기까지 정보보호의 범위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죠.”

유 교수는 앞으로 더 많은 암호전문가가 배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3ㆍ20 사이버테러와 국제해커그룹 어나니머스를 예로 들면서 “현대사회에서 정보보안은 곧 권력이고, 이를 뚫는 세력도 집단화, 조직화되고 있다”며 “국가차원에서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정부의 사이버전사 3000명 확보 계획을 지적하며 “어떤 인력이 어떤 장소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에 대한 총체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완전한 암호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기술과 사회적 환경의 발달에 따라 유기적으로 시스템이 진화할 때 해커들의 위협에 맞서 보안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전문가와 정부뿐만 아니라 각 개인이 보안의식을 생활지침으로 여기고 ‘보안은 전문가의 몫이 아닌, 나의 몫’이라고 여길 때 해킹의 위협에서 좀 더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상범 기자/tiger@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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