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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문학적 규모 ‘러 TIH 프로젝트’…한국기업 참여길 열렸다
모스크바 교통난 해소 대규모 공사
제니스파트너스코리아와 MOU
한국인 첫 RZD-RV 사외이사 등재
손명원 前쌍용차사장 프로젝트주도

시내 총 255곳중 올 9개 공사착공
1곳 개발비만 무려 1조1500억원



러시아 모스크바 시가 극심한 교통체증을 덜기 위해 도심과 시 외곽의 주요 지하철ㆍ철도 역사에 세우기로 한 ‘복합환승센터(TIHㆍTransportation Interchange Hub)’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총 255개의 TIH 가운데 1차로 55개가 들어선다. 올해 안에만 9개의 사업이 시작될 계획이다. 교통시설을 제외한 백화점, 식당가, 호텔 등 상업시설의 비중을 70%로 잡고 있다. 러시아 투자의 최대 관건인 사업 연속성 보장 여부도 모스크바 시와 러시아철도청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어서 현지 진출을 타진하는 국내 기업에 참고가 될 만하다.

TIH 프로젝트의 한국 내 금융비용 조달, 건축설계 업체 선정 등을 총괄하고 있는 제니스파트너스코리아(이하 제니스)는 러시아철도청 산하 철도역사개발공사(RZD-Razvitie Vokzalovㆍ이하 RZD-RV)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이 사업에 참여할 한국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에 들어가는 모든 투자금액은 RZD-RV가 유치하며, 특수목적법인인 RV-메트로가 사업 독점권을 갖는다. 모스크바 시정부는 TIH 완공 후 RV-메트로 지분 50%를 매입할 예정이다.


제니스는 RV-메트로와 지난 2월 MOU를 맺고 한국 기업이 이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열었다. 제니스의 최고경영자(CEOㆍ회장)는 손명원 전 쌍용자동차ㆍ현대미포조선 사장이다. 인적 네트워크가 없으면 사업하기 힘들다는 러시아에서 손 회장이 이 같은 프로젝트에 관여하게 된 건 RZD-RV의 CEO로 최근 선임된 세르게이 박과의 오랜 인연 덕분이다.

손명원 회장은 “세르게이와 10년 전부터 협력관계를 이어왔다”며 “이번 TIH 프로젝트는 두 회사가 진행한 사업 중 규모와 잠재 수익 면에서 가장 큰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지난 5일 RZD-RV의 사외이사로도 등재됐다. 한국인이 러시아 공기업 이사로 등재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 프로젝트의 안정성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제니스 관계자는 “러시아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부지 확보가 수월한가를 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번 사업은 시정부와 철도청이 공식 발표한 협약에 추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지난 15일 러시아로 출국해 모스크바 시정부 인사, 한국의 코트라 관계자와 이번 프로젝트에 긴밀하게 협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러시아 철도청 산하 철도역사개발공사(RZD-RV) 최고경영자인 세르게이 박과 한국 제니스파트너스코리아의 손명원(왼쪽) 회장이 모스크바 도심과 외곽에 대규모로 들어서는 복합환승센터(TIH) 건립과 관련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 업체가 TIH에 참여할 수 있는 부문은 다양하다. 교통시설뿐 아니라 호텔, 쇼핑몰, 푸드코트 등이 우선 꼽힌다. 이미 철도역사 부설 주차장 시스템 조달ㆍ설치 분야와 옥외 화장실 장비조달 사업 부문엔 한국 업체가 투자 의사를 보여 현지 실사를 진행 중이다.

모스크바 시가 이 프로젝트에 열의를 보이는 건 교통체증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러시아 교통안전부에 따르면 대중교통 기반 시설 부족으로 낭비되는 돈이 연간 13억달러에 이른다. 2010년 취임한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2020 플랜’을 발표하면서 핵심 사업으로 교통체증 해결을 내걸었을 정도다. 소뱌닌 시장은 친푸틴계 인사로 분류된다.

TIH의 규모가 초대형이라는 점도 투자 포인트다. 모스크바 남동부에 있는 브이시노(Vyhino) TIH 프로젝트만 해도 개발사업비가 우리 돈으로 1조1500억원에 이른다. 연면적은 60만㎡다. 한국의 민자역사 가운데 최대 규모인 용산역사의 배가 넘는다. 오는 2015년 준공예정인 브이시노 TIH엔 철도 지하철 택시 등 교통시설 수용시설이 14%의 비중을 차지한다. 상업시설로 86%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브이시노의 하루 평균 유동인구는 27만명으로 예상된다.

손 회장은 “대중교통 시설 구축과 운영 면에서 세계 최고의 노하우를 가진 한국 업체를 러시아에 소개하는 데 기여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의 기술력은 모스크바 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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