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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권 논쟁에 오락가락…재계 “교통정리부터 해야…”
“경제가 회복하려면 기업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며 기업에 투자를 촉구한 지난 15일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재계는 “규제 완화 등의 신호도 없이 섣불리 투자할 수 있겠느냐”며 난감해하고 있다.

특히 정치권이 경제민주화를 놓고 오락가락하는 상황이어서 재계는 더욱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실제로 경제민주화에 대해 여야가 잇달아 법안을 내놓고 있는 반면,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무리한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고 밝히는 등 국회와 청와대가 엇박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재계의 입장이다.

16일 정치권과 재계 등에 따르면 재계는 박 대통령의 투자 촉구 발언이 국내 2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두 회사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이 많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현금과 현금성 자산 보유액이 28% 증가, 18조7900억원으로 늘었다. 현대차도 6조7600억원으로 8.5% 늘었다. 두 회사의 보유액 합계(25조5500억원)는 박 대통령이 언급한 52조원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기업은 갖고 있는 현금으로 투자하는 데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은 현금을 일종의 비상금으로 보고, 연 매출의 10% 정도는 항상 갖고 있으려 한다”고 전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미 국내에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시설투자를 할 만큼 한 상황”이라면서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도 작지만 열심히 뛰어서 (박근혜 정부를) 도와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어 추가 투자 여력에 대해 계속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도 “경직된 노동환경 때문에 해외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다”면서도 “노동환경이 바뀌면 국내 투자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SK LG 등 나머지 10대 그룹은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은 탓에 현금과 현금성 자산 보유액이 크게 늘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아직 상황이 어려워 투자를 지난해보다 10% 늘리겠다는 연초 계획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하반기 경기와 국제 금융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좀더 늘릴 수도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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