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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메이드 인 USA
“우리는 위층으로 올라가 장밋빛과 연보라색 실크가 깔려 있고 싱싱한 꽃들로 생기가 넘치는 과거 시대풍의 침실과 드레싱룸, 당구장, 바닥을 파서 욕조를 만든 욕실들을 둘러보았다.”

1920년대 미국 상류층의 전형을 보여준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집 내부를 묘사한 대목이다. 20년대 미국은 돈이 넘쳐 흥청망청했다. 1차대전의 최대 수혜자로 미국의 거리엔 포드의 컨베이어 시스템에서 굴러나온 매끈한 자동차가 거리를 질주하고 라디오와 전화, 플라스틱, 인조섬유, 전기산업 등 분야마다 신기술이 터져 나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다.

20년대는 소비지상주의와 대중문화의 시대이기도 했다.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은 신기술을 적용한 쾌락과 편의를 제공하는 반짝반짝한 신상품에 매료돼 거침없이 사들였다. ‘메이드 인 USA’는 그야말로 신세계, 동경의 대상이었다. 신기술의 불꽃은 문화로 튀어 영화, 뮤지컬, 재즈의 시대를 열며 화려한 꽃을 피운다. 문화로 확대된 ‘메이드 인 USA’는 미국의 환상을 키우고 전파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돈만 벌어’가 인생의 목표로 등장한 것도 이때다. 스콧은 가난한 생활을 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여기는 사랑하는 여인 젤다를 위해 돈벌이 소설 쓰기에 나선다. 그의 소설은 예상 외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매일 돈잔치를 벌여도 화수분처럼 돈은 계속 쌓였다.

‘메이드 인 USA’의 인기는 세계의 돈이 미국으로 굴러들어간 50~60년대 정점을 찍고 생산기지가 해외로 이전한 8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 매력도는 확 떨어진다. 최근 돌아온 ‘메이드 인 USA’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문화도 다시 꽃피울지 관심사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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