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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샴푸에서 컴퓨터까지… 모텔물품 도난방지 백태
[헤럴드경제=서상범ㆍ이정아 기자]송파구 신천동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곽모(42) 씨. 손님이 퇴실한 방을 청소하기 위해 들어간 곽 씨는 쓴웃음을 삼켰다. 욕실 내 비치돼있던 샴푸, 린스가 통째로 없어졌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였다. 스프레이와 왁스, 로션까지 가져갈 수 있는 모든 생활용품은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곽 씨는 “샴푸 구입한 지 하루도 안지났는데 또다시 사야겠다“며 “그래도 드라이기나 TV는 훔쳐가지 않아 다행”이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비누, 샴푸, 린스 등과 같은 생활용품부터 시작해 컴퓨터, TV 둥과 같은 고가의 전자제품까지 훔치는 상습 절도범들 때문에 모텔 주인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송파구 신천동의 A 모텔업주는 “객실에 비치된 용품 중 가장 도난빈도가 심한 것은 샴푸, 린스와 같은 생활용품”이라며 “고급 샴푸를 비치할 경우, 매번 없어질 때마다 입을 손해가 만만치 않아 저렴한 제품을 사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헤어 드라이기나 커피포트도 단골 도난용품이다. 컴퓨터 본체를 통째로 훔치거나 마우스, 모니터 등 부품을 부분 절도하는 간 큰 절도범들도 있다. 신천에 위치한 또다른 B 모텔업주는 “지난해에는 에어컨을 창문 밖으로 내보내 빼돌린 절도범도 있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송파구의 한 모텔. 도난방지를 위해 컴퓨터 수납장을 쇠사슬로 묶었다.

이처럼 모텔 투숙객으로 가장한 절도범들의 상습 절도가 기승을 부리자 모텔 주인들도 도난방지를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서대문구 신촌에 위치한 C 모텔은 객실에 비치된 모든 물품에 ‘도난방지텍’을 붙여 외부 반출시 경보음이 울리도록 조치했다.

또 송파구 신천의 D 모텔은 드라이기나 커피포트가 놓인 수납장과 벽면에 센서를 설치하고 수납장을 이동시킬 경우 센서가 이를 감지해 카운터에서 경보음이 울리도록 했다. D 모텔 주인 박모(58) 씨는 “경고음이 울리면 해당 객실에 인터폰으로 연락해 ‘수납장을 옮기지 말라’고 경고 한 뒤, 해당 객실의 손님이 방에서 나올 때 재빨리 들어가 도난당한 물품이 있는지 확인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E 모텔은 컴퓨터 도난방지를 막기 위해 본체를 밀폐식 수납장을 이용해 감싸고 임의개봉을 막기 위해 쇠사슬로 묶었다. E 모텔업주는 “예전 비품 도난 물품은 샴푸나 린스, 크림, 드라이기 등이었으나 최근에는 컴퓨터 음향스피커, 컴퓨터 마우스 등과 같은 고가의 전자제품을 도난당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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