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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큰 대화→빈 껍데기→참으로 유감...남ㆍ북 속내 파악위한 핑퐁게임?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 한반도 긴장완화의 물꼬를 트려는 한국과 조성된 긴장을 이용해 북미 직접대화 및 경제원조를 얻어내려는 북한간 치열한 기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 나흘간 “통큰 대화 제의”(청와대ㆍ11일)→“빈 껍데기”(북한 조평통ㆍ14일)→“참으로 유감”(청와대ㆍ14일)으로 숨가쁘게 전개된 성명 공방도 남ㆍ북한간 속내를 파악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대화의 문은 열어놓되 협상 주도권을 쥐기 위한 본격적인 ‘핑퐁 게임’에 들어간 것이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은 지난 14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대화 제의에 대해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한 켠으로는 “앞으로 대화가 이루어지는가 마는가 하는 것은 남조선 당국의 태도여하에 달려 있다”며 대화 가능성에 대해 여지를 남겨 놓았다.

‘개성공단’을 대화 재개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우리 측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또 다른 의제’를 갖고 오면 대화에 응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대화제의를 한 지 꼭 나흘만에 나왔다는 점에서 고심의 흔적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청와대도 같은 날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상황점검회의를 거듭하고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명의로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제의를 거부한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라며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의 해결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표면적으로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고, 우리측도 이에대해 다시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한 듯 보이지만 이는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일종의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며 “북한과 우리측도 모두 상대방의 감정을 악화시킬 수 있는 발언을 삼가고 있다는 점도 대화를 이끌어가기 위한 협상의 일부분이다”고 말했다. 제의와 거부가 오고 가면서 구체적으로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해나가는 수순이라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북한이 대화를 거부했다면 형식과 내용적인 면에서 더 강하게 반응했을 것”이라며 “과거에 남북대화가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과정을 보면 북한의 이번 반응은 대화를 앞두고 기싸움을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화 재개를 위한 분위기는 한국과 중국을 거쳐 일본을 순방중인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의 입에서도 거듭 확인되고 있다. 케리 국무장관은 지난 14일 기사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선택은 협상이며, 협상장에 나와 지역 평화를 위한 길을 찾는 것”이라며 “대화의 문을 열어 두고 있으며, 다가설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우리측과 북한, 그리고 미국 모두 ‘대화 재개’를 한반고 긴장완화를 위한 디딤돌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4월 북한의 숨가쁜 정치일정이 어느정도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면 본격적인 대화를 위한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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