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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도, 한라건설로 무너지나. 증권가 투자의견 잇달아 하향.
[헤럴드경제=권남근기자] 만도가 모기업 리스크로 타격을 받고 있다. 당초 만도는 올해부터 수익개선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한라건설 유상증자라는 복병을 만났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만도 주가는 장 시작하자마자 하한가로 직행, 8만4600원으로 급락했다. 만도의 지배구조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증권사들은 투자의견을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잇달아 낮추고 있다.

한라그룹은 지난 12일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에 빠진 한라건설 지원을 위해 주력 계열사인 만도와 마이스터가 343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만도가 마이스터에 3786억원의 증자를 진행하고 마이스터는 이 중 3358억원을 한라건설 증자에 투입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이는 올해 만도의 예상 영업이익 3190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에따라 한라건설 리스크가 만도로 전이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초 한라건설 유상증자에 제 3자 배정방식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범 현대가, 현대차그룹이 불참을 결정했다. 이로 인해 만도가 마이스터를 통해 참여하게 되면서 한라건설 리스크가 만도로 전이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모기업 리스크로 여겨왔던 부분이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에 만도의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도 15일 만도에 대해 “마이스터를 통해 대주주인 한라건설의 유상증자에 예상보다 큰 규모로 참여키로 한 것은 실망스러운 결정”이라며 “영업 상황은 호전되고 있지만 지배구조의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사업 호조와 환율 영향으로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을 웃돌겠지만 자회사인 한라건설이 지속적인 할인 및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DB대우증권은 내년까지 한라건설의 상환필요 자금은 최대 1조5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라건설이 증자 외에도 골프장과 지연 사업장 매각, 유가증권 지분매각 등 각종 자구책을 통해 총 5600억원의 자금확보를 발표했지만, 건설경기 위축으로 자금 확보가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예상한 증자 참여 규모를 뛰어넘었다”며 “이번 증자결정으로 만도의 보유 현금성 자산이 거의 없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라그룹은 IMF 위기 당시 한라중공업에 계열사들이 2조원 이상의 지급보증과 자금대여를 하면서 그룹이 해체될 때 만도를 매각했지만, 2008년 다시 사들였다”며 “이러한 일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들은 잇따라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하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만도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단기매수’로 낮추고 11만1000원으로 33% 하향조정했다. 신한금융투자와 신영증권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현대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13만7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하나대투증권은 15만원에서 11만4000원으로 각각 낮췄다.

happy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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