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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즐겁지 않으면 바르게 살 수 없다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운이 좋은 사람은 혈기가 왕성한 젊은이가 아니라 항구에 정박한 배처럼 한가롭게 행복을 즐기는 늙은이다.”(본문 중)

75세의 노학자 대니얼 클라인은 오랫동안 탐색해온 행복의 비밀을 노년에 이르러서야 찾아냈다. 클라인은 치과를 찾았다가 임플란트를 하라는 말을 듣고 시술 대신 그리스의 이드라 섬으로 여행을 떠난다. 쾌락의 철학자로 불리는 에피쿠로스를 찾아서다. 이드라 섬은 클라인이 하버드대에서 철학을 공부하던 시절 처음 찾았던 곳이기도 하다. 노년이 돼 다시 찾은 섬에서 그는 섬 노인들의 조용한 일상을 관찰하고 어울리며 깨달음을 얻는다.

‘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드는 법’(책읽는수요일 펴냄)은 계획되지 않은 시간 속에서 그가 직접 느끼고 체험한 잔잔하되 깊은 기쁨과 행복에 대한 얘기다.

그는 에피쿠로스를 나침반 삼아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사는 길을 찾아 나선다. 청춘, 향락은 에피쿠로스적 관점에선 행복과 거리가 있다. 행복은 검소하고 절제하는 태도로 인생의 절정기를 즐기는 것이다. 에피쿠로스는 아테네 외곽에 ‘정원’이라는 원시형태의 공동체를 만들고 친구들과 채소를 가꾸고 끝없는 대화로 평생을 즐겁게 살았다. 낙천적인 생각, 일상에의 감사는 필수적인 덕목. 그곳에선 성별과 계층에 따른 차별도 없었다, 에피쿠로스에게 쾌락은 선이었다.

저자의 행복에의 탐색은 섬 생활과 함께 책 속의 철학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풍성해진다.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세네카, 하이데거 몽테뉴 헤겔, 키에르케고르, 니체, 사르트르 등을 거치며 그는 행복에 이르는 길을 안내한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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