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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5편의 소설로 '인생의 문제' 처방
나쁜 남자에 빠져든다면 이 소설 읽으라
[북데일리] ‘원래 소설은 환자에게 보다 근본적 처방을 내릴 줄 아는 의사가 처방전에 추천해야 하는 약과 같은 것이다. 독서는 우리의 지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소설 문학에는 모든 것이 녹아들어 있다. 좌절과 슬픔, 갈등, 두려움, 영혼의 아픔과 세속의 고통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모든 수수께끼와 함께 그 해결의 실마리까지! 물론 만병통치약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를 압박하는 문제에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차분히 생각해보며 인생을 한층 풍요롭게 해줄 좋은 수단임에 틀림없다.’ 16쪽

<소설, 여자의 인생에 답하다>(2013. 책읽는수요일)의 들어가는 말의 일부다. 정말 소설은 우리 삶에 약이 될 수 있을까. 저자는 자신의 선택한 소설로 그 해답을 제시한다. 그러니까 이 책은 소설에 대한 이야기다. 쉽게 말하자면 75편의 소설에 대한 리뷰집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여러 상황들과 그에 따라 감당해야 할 감정들을 소설 속 주인공의 삶을 통해 들려준다.

 책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에밀 졸라의 <테레즈 라캥>처럼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고전을 시작으로 추리, 심리, 애정 등 다양한 주제의 세계 문학을 통해 인생을 말한다.

 연애를 할 때 나쁜 남자에게만 빠져드는 이에게는 마가렛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을, 완벽하다고 믿었던 이상형에게 실망한 이에게는 월라 캐더의 <잃어버린 여인>을, 누군가에게 스토킹을 당하고 있는 이에게는 스티븐 킹의 <미저리>를, 아랫사람에게 자존심이 상한 이에게는 아르튜어 슈니츨러의 <구스틀 소위>를, 직장을 잃고 절망에 빠진 이에게 조르주 심농의 <떠나는 기차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남자>를 권한다. 상황에 따라 소개하는 소설을 읽다 보면 우리는 누군가와 사랑하고 이별했던 경험을 떠올리거나 현재 나를 힘들게 하는 가족과 친구, 직장 상사를 대신하는 소설 속 그들을 미워하며 후련해한다.
 
 소개된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진 게 많다. 영화로 보거나 책으로 읽었을 때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과 마주하게 된다. 마피아 세계를 다룬 영화로 유명한 마리오 푸조의 <대부>를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 풀어낸다.

 ‘돈 코클레오네는 죽음을 앞두고 아들이자 후계자인 마이클에세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어떻게 해야 강인해 보이면서 사랑받을 수 있는지 묻는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너무 자주 ‘아니!’ 라고 말해서는 안된다. 설혹 부정해야 할 때라도 ‘그래, 좋아!’처럼 들리게 해라.” 가족 문제로 시달리는 사람에게 좋은 충고가 아닐 수 없다. ‘아니!’ 하는 부정을 잘 포장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좋아라고 해선 안 된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해야 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88쪽, 마리오 푸조의 <대부> 중에서
 
 저자의 리뷰로 만나 더욱 궁금해진 소설도 있다. 많은 책들이 그렇다. 이런 글이 나를 유혹한다. 

 ‘요제프로트가 12장의 첫머리에 쓴 문장은 독자에게 보내는 경고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누구인지 콩알만큼의 진실도 경험하지 못하고 죽는다.” 자기성찰의 부족은 우리를 그냥 그렇게 굳어진 형편없는 인생을 고집하게 한다. 견딜 수 없는 관계를 바꿀 힘이 부족한 탓이다.’ 72쪽, 요제프로트의 <가짜 무게>중에서
 
 ‘위로는 어디 있을까? 위로란 없다. 하지만 아름답게 꾸민 그림과 싸구려 미사여구로 슬픔을 건너뛰는 대신 상실을 처절할 정도로 곱씹으며 그 상실의 의미를 드러내는 게 휠씬 낫지 않을까.’ 161쪽, 페터한트케의 <소망 없는 불행>중에서 

 책은 살다보면 한 번쯤 마주치게 되는 상황을 현명하고도 친절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과 맞는 부분을 펼치거나 소개된 책을 읽어도 좋을 것이다. 물론 주변의 친구나 가족에게 책 속 목록을 소개해도 나쁘지 않다.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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