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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킷 · 브로치 · 가방…패션 통해 국민에 신뢰 · 안정감 어필
北대화 제의땐 회색톤 차이나컬러재킷
국방현안엔 카키색·외교접견엔 흰색




여성 정치인의 ‘패션’은 그 자체로 ‘상품’이다. 하물며 한 국가 대통령의 패션에 쏠리는 관심은 말할 것도 없다. 남성의 경우, 슈트(suit)라는 정형화된 틀이 존재하고 화려한 원색을 소화할 수 없다는 제약이 있다. 하지만 여성 대통령은 패션에 장벽이 없다. 바지와 치마, 블라우스와 셔츠, 롱ㆍ쇼트 재킷, 점퍼까지 다양한 형식을 고를 수 있고, 거기에 색 선택까지 무제한이다. 또 다른 커뮤니케이션의 매개로 패션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핑크색부터 카키색까지, 무(無)경계 컬러 매치=그동안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로 차분하고 검소한 스타일을 고수해온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보리색ㆍ회색ㆍ검은색ㆍ고동색 등 무채색 계열의 옷만 번갈아 입던 그는 최근 들어 노랑ㆍ주황ㆍ분홍ㆍ초록ㆍ흰색까지 경계를 허물고 과감하게 색을 선택하고 있다.

봄이 오는 소리는 대통령의 의상에서 먼저 감지됐다. 지난 4일 국토교통부ㆍ환경부 업무보고 시 개나리색 코트와 갈색 바지를 입었고, 8일 청와대 국민권익위ㆍ법제처 업무보고 때는 연보라색 롱재킷을 입고 나왔다. 9일 국무회의 석상에는 화사한 라임색 봄재킷을 택했다. 지난달 29일 코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 접견 자리에선 여성미 넘치는 흰색 퍼프재킷에 고급스러운 타조백을 매치했다.

국방 현안을 논하는 자리에는 카키색이나 회색 재킷으로 신뢰감과 안정감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1일 박 대통령이 주한 상공회의소 및 외국인 투자기업 관계자들을 초청했을 때는 차분한 회색톤의 차이나칼라 재킷을 입어 화사함보다는 신뢰감을 택했다. 이 자리는 북한의 도발로 고조되는 한반도 위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그들의 마음을 다잡는 게 목적이었다. 그 밖에 중국대사를 만날 때에는 차이나칼라를 입고, 청년들을 만날 때는 꽃분홍색을 입는 등 TPO(시간ㆍ장소ㆍ경우)에 따라 복장을 착용한다.

▶마거릿 대처를 연상케 하는 브로치 패션=남성 정치인들이 넥타이를 바꿔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처럼 여성 정치인은 브로치를 통해 이미지를 만들어왔다. ‘브로치 외교’로 유명한 미국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이라크인들이 자신을 ‘독사’라고 비난하자 뱀 모양 브로치를 달고 대중 앞에 섰고,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는 햇살 모양 브로치로 ‘햇볕 정책’ 지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9일 타계한 고(故)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도 브로치 패션으로 유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박 대통령이 대처 전 총리와 유사한 브로치 패션을 보여준다고 전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바지 정장과 늘 세트를 이루는 것은 브로치다. 목걸이ㆍ귀걸이ㆍ반지 등 액세서리를 거의 안 하는 그는 브로치를 유일한 패션액세서리로 삼아왔다. 주로 꽃 모양, 나비 모양의 단아한 브로치를 착용해 남성적 이미지가 강한 바지 정장에 여성성을 가미하는 장치로 활용해왔다. 지난해 당선된 직후 새누리당사를 찾은 그는 빨간 코트 위에 무궁화 브로치를 꼽아 애국심을 표현했고, 최근엔 올리브그린색 코트에 나비 모양 자수정 브로치를 꽂아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 패션스타일리스트는 “박 대통령은 딱 떨어지는 바지 정장에 브로치를 포인트로, 여성성을 가미하면서도 타인의 시선을 끄는 정치적 의도를 자연스레 표현한다”고 말했다. 


▶TPO+α는 한국적 스타일=박 대통령의 패션은 지금도 충분히 시선을 끌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적인 스타일링을 더 가미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장은 “그동안 박 대통령은 소박한 브로치를 하고 나왔는데, 한국적인 액세서리 착용으로 한국 최초 여성 대통령의 이미지를 보여주셨으면 좋겠다”며 “그 나라 고유의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브로치를 통해 우리나라 전통의 화려함을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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