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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난다 대피하라던 북한, 태양절 축제 한창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북한이 전쟁이 터질 것처럼 한반도에서 외국인들에게 대피하라고 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축제 열기를 최고도로 끌어 올리고 있다. 북한이 최대 민족명절로 삼고 있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 15일)인 태양절을 앞두고 대규모 군사퍼레이드를 준비하는가 하면 각종 기념일을 경축하는 체육ㆍ문화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겉 따로, 속 따로 행보를 보이며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정부 한 소식통은 11일 “태양절을 맞아 북한이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준비 중”이라며 “평양 인근 미림비행장에서 열병식을 위한 병력과 미사일 등의 장비가 관측되고 있다”고 밝혔다. 군사퍼레이드 규모는 지난해 김일성 생일 100주년 행사 때보다는 작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에서 북한이 무력시위 목적으로 새로운 무기를 공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소식통은 “지난해 김일성 생일 100주년 행사 비용으로 20억 달러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는 반절 규모라도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군사퍼레이드 외에도 각종 행사가 줄줄이 열릴 예정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달 14일 평양에서 ‘국제육상연맹-제26차 만경대상마라톤경기대회’가 진행된다고 10일 전했다. 이 역시 태양절을 기념하기 위한 체육행사다.

함창혁 체육성 부처장은 특히 국내 선수 600여명이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고 “우크라이나, 체코, 짐바브웨, 케냐,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16개 나라와 지역에서 온 수십명의 남녀 선수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견된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또 지난 9일에는 나카무라 켄키 회장이 이끄는 ‘일-조(북일) 학술교육교류협회’ 대표단이 비행기로 평양에 도착했다고 소개했다.

북한 주재 외교관들에게는 10일 전후로 북한을 떠날 것을 요구하면서 태양절 기념 체육행사에는 오히려 외국인을 불러 모으는 정반대의 행동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11일부터는 제3차 ‘4월의 봄 인민예술축전’이 전문예술단체, 예술선전대, 근로자, 해외동포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며, 김 주석의 생일을 축하하는 새 우표 4종도 선보일 뿐 아니라 리무영 내각 부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산업미술전시회 개막식도 열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추대 20년을 경축하는 청년학생들의 무도회가 평양 당창건기념탑, 개선문광장 등지에서 전날 열렸고, 전국 각 시ㆍ도ㆍ군에서도 경축무도회가 있었다고 전했다. 전날에는 평양 4ㆍ25문화회관에서 김 위원장의 추대 20년을 기념하는 인민군협주단의 음악무용종합공연 ‘백두산 총대로 최후승리 떨치리’가 열리기도 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와관련 “북한이 내부적으로 심각한 전시 태세를 보이지않는 것은 최근 북한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하는 행보가 심리전의 일환임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다른 한편에서 각종 경축행사는 내부적으로 체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과시하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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