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에 발맞춰 ‘5만원 권’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탈세를 목적으로 현금을 숨기는 행위를 막기 위해 과세당국이 금융정보자료에 보다 광범위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11일 회의에서 “국세청이 지하경제 양성화 차원에서 대대적인 세원 발굴에 나서자 고액 재산가들이 5만원 권 현금다발로 인출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최고위원에 따르면 5만원 권의 발행 잔액이 전체 지폐발행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28%에서 지난해 말 기준 62.8%로 크게 늘었다. 반면 5만원 권의 시중 유통량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행과 조폐공사가 찍어낸 상당수의 5만원 권이 어디선가 잠들어 있다는 것이다.

개인금고 판매량이 급격히 늘고 있는 점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이 최고위원은 “5만원 권으로 15억 원을 보관할 수 있는 개인금고의 판매량이 최근 20%가 늘었다”며 “엄청나게 찍어낸 5만원 권이 개인금고에 잠들어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최고위원은 “탈세목적으로 현금을 숨기는 고액자산가들을 적발하기 위해서는 금융정보분석원에 금융거래정보와 금감원의 불공정거래내역, 공정위가 가진 대주주 주식거래정보와 비상장계열사 내부거래내역 자료에 과세당국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며 “관련법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빨리 통과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 /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