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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열 정비 통해 비상경영체제 탈피 눈앞 한화
임직원 ‘위기 관리’ 전력 덕에 매일 하던 그룹-계열사 회의 부정기로 전환

반면 실적 악화에 투자ㆍ인사 등 ‘큰 그림’ 못 그려…오너 복귀 ‘학수고대’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지난해 8월 김승연 회장의 법정구속 이후 ‘오너십 부재’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한화그룹이 빠른 속도로 전열을 정비, 비상경영체제 탈피를 눈앞에 두고 있다.

11일 경제계 등에 따르면 올 초 한화 경영기획실은 그룹 운영이 상당 부분 안정을 되찾았다는 판단에 따라 경영체제를 비상에서 정상으로 사실상 복구시켰다.

비상경영체제 때와 마찬가지로 경영기획실 팀장 회의는 날마다 아침에 열리지만, 이어서 갖던 경영기획실과 계열사 사장단ㆍ임원 간 회의는 연말, 연초나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없앴다. 김 회장이 정상 경영활동을 펼칠 당시 계열사별로 상ㆍ하반기별 한 번씩, 연 2회 경영기획실에 보고만 하면 됐던 상황으로 돌아간 것이다<본지 2012년 8월 21일자 12면 참조>.

이에 대해 경제계 안팎에서는 한화가 전문경영인 중심의 자율경영 체제 아래에서 각 계열사가 회의 준비 대신 실적 향상에 전력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 임직원들은 김 회장 구속 뒤 비상경영체제가 시작되면서 ‘고난의 행군’을 이어왔다. 최금암 실장(부사장) 주재 하에 경영기획실이 날마다 아침에 자체와 계열사 상대 회의를 두 차례 열면서, 임직원들은 회의 준비를 위해 조근과 야근을 반복해야 했다. 임직원들의 노력 덕에 한화는 김 회장 구속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경영체제가 자리잡혔다.

반면 임직원들이 ‘위기 관리’에 힘을 쏟았던 탓에 실적은 내림세를 벗어나지 못 했다. 실제로 주요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은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52억원으로, 전년(201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98.3%나 줄어들었다. 경영기획실은 이 점을 염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화는 ‘오너’가 없는 탓에 한화는 수조(兆)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나 신규 사업 계획 수립은 물론 정기 인사도 단행하지 못 했다. ‘큰 그림’을 그리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재계 10위인 한화는 상당수 다른 대기업과 달리 올해 투자ㆍ고용 계획도 아직 공식 발표하지 못 하고 있다.

마침 오는 15일 오후 김 회장의 항소심 선고 공판이 예정돼 있다. “김 회장은 건강 악화에 따른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당장 경영 복귀는 어렵다”면서도 위기 타개를 위해 그의 ‘귀환’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 한화의 현 상황이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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