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19.83%·화학 -11.31% 전망
국내기업들 실적 회복 악영향 우려
엔화 약세가 최근 한국경제를 뒤흔드는 주요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엔화가 달러당 110엔까지 상승하면 한국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이 2.8%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8일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98엔대를 돌파하면서 2009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8일 삼성증권이 국내 주요 상장기업 43개사를 대상으로 엔화 약세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엔/달러 환율이 95엔에서 110엔으로 오르면 총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81%, 2.7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달러 환율이 100엔으로 상승해도 이들 종목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0.84%, 1.3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차 POSCO LG디스플레이 NHN 한국전력 SK이노베이션 대한항공 등 각 업종의 대표기업으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50%를 차지한다. 일본은행의 공격적인 양적완화로 엔화의 추가 약세 가능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실적 회복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증권업계와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IB)은 엔/달러 환율이 조기 100엔을 돌파하고 장기적으로는 110엔 수준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엔화가 달러당 110엔까지 가면 업종별로는 항공(-19.83%), 화학(-11.31%), IT하드웨어(-7.04%), 철강(-5.32%), 자동차(-3.88%) 등의 영업이익에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달러당 100엔으로 절하되면 항공(-9.91%), 화학(-7.56%), 철강(-3.47%), IT하드웨어(-2.05%) 등의 영업이익이 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각 기업이 엔화 절하에 따라 나타나는 수요 둔화와 엔화 매출로 인한 환차손 등을 고려해 추산한 결과다.
엔화 약세 시 직접적으로 환손실에 노출되는 금액은 철강업종이 가장 컸다. 철강업종 3개사는 엔화 환율 변동에 노출된 금액이 2861억엔(약 3조4000억원) 규모였다. 이는 대(對)일본 수출로 인한 엔화 매출에서 일본 원재료 수입 및 해외 영업비용과 엔화 순부채 등 엔화 지출을 뺀 금액이다. 생활용품, 항공, 음식료, 반도체 등도 엔화 약세에 따른 환손실이 예상됐다.
권남근 기자/happyda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