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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강업계 ‘3중고’ 에 가격인상 딜레마
철광석 가격급등…엔저 심화…시황악화
철광석 2분기 가격 톤당 137弗 결정
1분기 103弗서 무려 33% 급상승

日·中 열연·판재료 가격 잇단 인상
포스코·현대·동부도 시기만 저울질



철강 제품의 원재료인 철광석의 공급 가격이 예상보다 높은 상향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의 가격 부담도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철강업체들도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엔저 흐름이 거세지면서 국내 철강의 환율손익분기점도 이미 적자구조로 깊이 들어선 것도 철강제품 가격 인상의 한 요인이 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일본 최대 철강업체인 신일철주금(NSSMC)과 세계 2위의 철광석 공급업체인 리오틴트의 2분기 철광석 가격은 톤당 137달러로 결정됐다. 1분기 103달러에 비해 무려 33%(34달러) 상승한 것이다.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은 세계 철광석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의 일일 조강생산량이 늘어나서다. 중국의 일일 조강생산량은 지난해 9월 194만톤에서 지난 3월 209만톤까지 늘어나며 철광석 가격을 치솟게 만들고 있다. 시진핑 시대의 중국이 성(省) 간의 치열한 경쟁체제를 유도하면서 얄궂게 세계시장의 철광석 값 고공행진이라는 ‘폭탄’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철광석을 비롯해 석탄, PCI탄 등 제선원료 가격 상승도 철강 제조원가 상승 요인이다. 석탄의 2분기 공급가격은 톤당 172달러로 1분기 대비 4.2%(7달러) 올랐고, PCI탄은 141달러로 전분기 대비 13.7% 상승했다.

제선 원료 가격 인상에 따라 2분기 철강 제조원가는 전분기 대비 톤당 약 7만원 가량의 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철광석의 가격 상승 폭이 가장 큰데, 원재료 중 철광석이 차지하는 비중이 석탄 소요량의 2배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철광석 가격의 상승이 제품 원가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과 일본의 주요 철강업체들도 원가 상승으로 인해 잇따라 제품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중국 주요 국영 철강업체인 바오산강철은 지난달 전 철강제품 가격을 톤당 120~200위안(약 19~32달러) 인상하겠다고 했다. 열연강판의 경우 지난 해 12월 톤당 708달러에서 최근 805달러까지 인상하며 5개월 간 무려 97달러 가량 올렸다. 일본 신일철주금도 판재류 가격을 톤당 지난 2월 5000엔에서 최근 1만엔까지 두배 가까이 끌어 올렸다.

이에 국내 철강업체들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 저가 원료 사용을 통해 재료비를 절감하고 대체 연료를 사용하는 등 원가 절감을 위한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해왔지만 곳곳에서 ‘더이상은 어렵다’는 탄식이 흘러나온다. 또다른 복병인 엔저 현상이 계속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은 설상가상 더욱 위협을 받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은 지난 3월 열연강판 판매 가격을 톤당 2만~3만원 인상한다고 발표하는 등 올 해 1월부터 총 6만~7만원의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포스코는 열연강판 및 후판의 소재인 슬래브와, 가전제품 등에 사용되는 냉연도금강판 등의 가격 인상도 함께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요업계와 1분기 가격을 놓고 협상 중에 있는 철강업체들은 생존차원에서라도 원가 인상분의 일부를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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