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8일 첫 방송하는 MBC 새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九家의 書)'(극본 강은경, 연출 신우철 김정현)는 반인반수 최강치(이승기 분)와 무예 교관 담여울(수지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강치는 태생적으로 거침없고 호기심 왕성한 인물로, 어떠한 사건을 계기로 자신이 반인반수임을 깨닫고 제2의 인생을 살게 된다.
이승기의 드라마 출연은 지난해 5월 종영한 MBC 드라마 '더킹 투하츠'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그는 복귀작으로 기성배우도 선뜻 나서기는 어렵다는 사극을 택했다. 게다가 이번이 그에게는 첫 사극 도전. 당연히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함께 출연하는 연기파 배우 이성재 역시 "첫 사극이라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예상대로였다. 제일 힘들었던 건 갓 끈이 목을 조여 대사할 때 마음대로 잘 못 움직이는 점, 그리고 수염 때문에 간지러운 점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사극은 현대극과 달리 대사는 물론, 의상과 분장 등 신경써야 될 부분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극에 첫 도전하는 이승기 역시 이런 부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실제로 그는 최근 방송한 MBC '2013 봄 MBC 드라마 빅3 스페셜'에서 "처음에는 정통사극이 아니라 퓨전적인 요소가 많아 부담감이 별로 없었다"며 "하지만 대본을 받아보고 연습을 하다보니 사극과 현대극이 다른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 후부터 대사 연습을 많이 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이 전 작품에서 녹록지 않은 연기력으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인정받았다는 점과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SBS '강심장' 등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국민 남동생'이라는 호칭을 얻으며 건실한 청년이미지를 쌓아왔다는 점은 '배우' 이승기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런 그의 고착화된 이미지가 연기를 하는데 있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일각의 우려섞인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양한 배역을 소화해야 하는 연기자의 특성상 고정된 이미지는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것.
이런 우려 속에서 이미 높아질대로 높아진 대중들의 눈높이를 이승기가 어느 정도까지 만족시킬 수 있을 지, 사극이라는 장르 안에서 얼마나 색다른 연기를 선보일 지 그의 도전을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한편 '구가의 서'는 '영광의 재인', '제빵왕 김탁구' 등을 집필한 강은경 작가와 '신사의 품격', '시크릿 가든', '온에어' 등을 연출한 신우철 PD가 첫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박건욱 이슈팀기자 /kun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