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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콘정치> 연일 ‘입도발 ’ 北 · 김정은이 짜증나…여야 대변인들도 지쳤다
매일 판에 박힌 논평 ‘죽을맛’
“구제불능 불량 정권” “비정상적이고 아둔한 정권” “이성을 되찾아야”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심도 있는 전략적 접근을 보여 줘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대변인이 최근 5일간 내놓은 북한 관련 논평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구두 도발’을 감행하고 있는 북한에 논평을 내야 하는 양당 대변인들은 말 그대로 ‘죽을 맛’이다. 김정은과 북한 당국을 비판하고 냉정한 대응을 촉구하는 판에 박힌 논평을 매일같이 내야 하니 ‘말의 달인’들조차 지칠 지경이다.

북한의 개성공단 출경 지연 소식이 알려진 2일 오전, 새누리당 대변인실 관계자들은 “또 뭐야”라는 탄식을 내뱉었다. 북한의 흑연감속로 재가동 조치를 비판하는 논평을 낸 지 불과 12시간이 채 안돼 다시 나온 북한발 소식에 “이제는 지친다”는 반응이다. 이상일 대변인은 “내긴 내야죠. 일단 사태부터 파악하고…”라며 이제는 일상이 된 북한발 논평 쓰기를 담담하게 시작했다.

민주당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문희상 비대위원장 체제 출범 이후 ‘할 말은 분명히 한다’는 기조의 대북 논평으로 주목을 받았던 민주당도,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북한의 구두 도발에 이제는 당혹함을 넘어 맥이 빠진다는 분위기다.

“출경 지연이 폐쇄를 운운하는 북한의 엄포나 위협과 관련없길 바란다. 단순한 행정적 지연이길 바란다”며 이날 오전 북한의 또 다른 도발 소식을 접한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의 평온한 목소리 속에는 “또 왜 이래”라는 한숨과 짜증도 함께 묻어나왔다.

논평을 내놓는 시간도 늦춰지고 있다. 북한의 위협이 구체적으로 시작됐던 지난달 초만 해도, 양당은 ‘현안 긴급 브리핑’ 형식으로 즉각 반응했다.

그런데 북한이 영변 원자로 재가동을 공표한 지난 2일, 새누리당은 오후 늦게 공식 논평을 내놨다. 일반적인 정치, 사회, 경제 이슈를 다루는 일일브리핑으로 처리한 것이다.

민주당 역시 새누리당과 비슷한 시각에 “재가동 방침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는 골자의 석 줄짜리 짧은 글로 논평을 대신했다. 다른 건 몰라도 ‘말싸움’에서만큼은 북한의 지칠 줄 모르는 끈질김이 여의도를 녹다운(knockdown)시킨 셈이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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