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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체…외도…컴백…‘아이다’ 로 날 되찾았죠”
뮤지컬 ‘아이다’ 암네리스 공주役 정선아
스스로 에너제틱하다고 최면…암네리스 성격과 닮아
10년간 달려오다 슬럼프 벽…태닝숍으로 ‘제2의 꿈’찾기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준비…성숙해졌단 평 듣고싶어




새초롬하지만 명랑 쾌활하다. 화려하면서도 밝고 화사하다. 그런데 사뭇 진지하고 심각해질 때도 있다. 이집트의 공주 암네리스가 그렇다. 뮤지컬 ‘아이다’에서 빠져선 안 될 암네리스 공주, 그를 연기하는 정선아도 그러할까. “질문이 난해해요”라면서도 순발력 있게 또박또박 말을 이어가는 정선아를 보면 뭔가 암네리스를 뛰어넘는 모습이 하나 더 보인다.

서울 서초구 신시컴퍼니 본사에서 만난 정선아는 밝고 활달했다. “우울한 건 안 좋아해요. 스스로 활발하고 에너제틱한 사람이 되자고 마음먹고 있죠. 조용해지진 않는 것 같네요. 어릴 때도 이 성격 그대로였어요.” 표현도 시원시원, 돌려 표현하지 않는다. 직설적인 것이 사람들을 당황하게 할 수도 있지만 확실하고 뒤끝도 없다. 실은 암네리스가 그렇다.

“저랑 비슷해요. 화장하고 꾸미는 것 좋아하죠. 감정의 기복도 있지만 나쁘다곤 생각 안 해요. 감정표현에 도움도 되고요. 사실 암네리스는 안으론 생각도 많고 아픔도 많은데 밝은 척 내면을 숨기죠. 암네리스가 제 한 부분이기도 해요.”

암네리스에게 아이다는 갑자기 나타나 정해진 자신의 인생을 방해하는 존재다. 복수심에 불탈 만도 한데 모든 걸 다 받아들인다. 마지막엔 아름답게 포장해주기까지 한다. 왜? 한 나라의 여왕이니까.

“2010년 ‘아이다’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 하니 패션쇼의 화려한 모습보단 암네리스의 아픔을 보여주고 싶어 더 고민도 많이 하고 신경도 많이 쓰게 되더라고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연기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전 그렇게 슬프게 끝나진 않을 거예요.”

 
서울 서초구 신시컴퍼니 본사에서 만난 뮤지컬배우 정선아는 활달하고 에너제틱했다. 그는 뮤지컬 ‘아이다’에 대해 “‘어린데 끼도 많다’는 평가를 넘어 이젠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들었을 때 더 기쁘다”며 “내 프로필 작품 제일 앞에 ‘아이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어린 시절부터 승승장구, 힘든 일이 없을 것만 같은 그의 밝은 모습 이면에도 어두운 시절과 슬럼프는 있었다. 2002년 뮤지컬 ‘렌트’로 혜성처럼 등장해 10년 넘게 쉼 없이 달려온 배우생활, 다른 이들 모르게 그도 힘든 시절을 겪고 이겨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잖아요. 쉬지 않고 작품을 하면서 너무 달려와서 그랬나봐요. 꿈을 좇는 사람은 아름답잖아요. 제가 꿈꾸던 뮤지컬이었기 때문에 잡은 후엔 행복했는데 공허함도 있었어요.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정체된 느낌도 받았었죠.”

2009년 ‘드림걸스’에서 다나 존스 역을 맡아 6개월 가까운 공연기간을 홀로 연기했다. 이제 뭘 더 해야 할까도 고민했고 에너지도 소진했다. 주춤했던 순간, 여행도 하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며 제2의 꿈을 찾았다.

제2의 꿈은 태닝숍. 사업에 관심이 생겨 지인과 함께 시작했다. 하나로 시작한 점포는 9개로 늘어났고 자신은 3개 지점의 공동대표를 하고 있다. 움켜쥐고 욕심 부리지 않는다. 심각하지 않은 편안함이 그가 추구하는 인생설계 방법이다.

‘아이다’는 주춤했던 시간 이후 정선아란 배우를 재발견하는 계기를 만든 작품이다. “‘어린데 끼도 많다’는 평가를 넘어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들었을 때 정말 기뻤죠. 제 프로필 제일 앞에 ‘아이다’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끝나도 많이 생각날 것 같고요.”

정선아는 총 176회의 ‘아이다’ 공연 중 106회를 맡았다. 4월엔 차기작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마리아 역으로 관객과 만난다. 철없고 어린 시절을 넘어 12년차 배우가 되어가는 정선아에겐 암네리스가 가지지 못한 긍정의 힘과 노련함이 갖춰져 있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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