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촨(銀川)은 닝샤후이주(寧夏回族)자치구 수도로서 인구 약 200만의 2선급 도시이나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9000달러에 달하는 중국 서부지역의 대표적 소비도시다. 중국에 사는 회족은 이슬람 율법을 지키며 살지만 중국어를 사용한다. 그러나 특이하게 도시의 거리 표지판에는 중문과 아랍어가 같이 표기되어 있다. 중국 국무원에서 지정하는 법정공휴일 외에도 이슬람 대표 명절인 라마단, 희생제 기간을 공식적으로 자치구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인촨을 이슬람 국가에 대한 개방 창구로 활용코자 하는 중국정부의 배려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잘 정비된 시가지와 기하학적 디자인의 건물에서 중동 여느 도시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시내 대부분의 식당은 청진(淸眞)식당이다. 회교도가 30%밖에 되지 않지만 각종 모임에서 회족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시내 약 80% 이상의 식당이 청진식당이라고 한다. 닝샤는 중국의 약 1000만명에 달하는 회족의 구심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인촨에서는 2010년부터 매년 9월 중국 이슬람 포럼을 개최하고 있는데, 2013년부터는 중국 이슬람 박람회로 격상되었다. 이 기간에는 중동ㆍ북아프리카ㆍ서아시아 등의 이슬람 국가에서 대거 참여한다. 2012년에는 국무원 리커창 부총리가 직접 참여해 행사의 격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자치구를 중국 최초의 내륙개방형경제실험구로 발전시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자치구 개발위의 관계자에 의하면 중국의 서부발전전략은 초기 서부대개발에서 내륙개발, 현재는 서쪽에 면한 중동ㆍ아프리카ㆍ서남아시아 등의 국가와 협력을 강화하는 발전전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한다. 내륙개방형경제실험구의 일환으로 현재 4㎢의 종합보세구를 건설하고 있으며, 중동ㆍ아프리카 일부 국가와 직항로 개설도 타진하고 있다.
내륙개방형경제실험구의 핵심 내용은 이슬람 자본 유치다. 이슬람 인구 17억과 중국 인구 13억을 합치면 30억에 달하는 거대 경제권이 형성된다. 이슬람 국가가 운영하는 국가펀드는 막대한 규모를 자랑하는데, 인촨을 중국의 이슬람 금융허브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닝샤는 중국의 여느 지역과 다른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구기자ㆍ참깨ㆍ대추ㆍ호두 등 8가지 견과류가 들어가 있는 빠바오차(八寶茶)를 즐겨 마신다. 구기자는 자치구의 대표적 특산물로 우리나라의 홍삼에 견줄 수 있다. 닝샤의 캐시미어는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데, 사실 전 세계 60%의 캐시미어 교역이 닝샤에서 이루어진다.
인촨 최고의 백화점인 신화백화점에서 쇼핑을 나온 사람의 차림새를 보면 다른 지역에 비해 잘 차려입은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인촨의 가장 번화한 거리인 동팡홍(東方紅)광장 신화백화점 1층에는 라네즈ㆍ마몽드ㆍ더페이스샵ㆍ미샤 등 한국의 대표적 화장품이 모두 입점해 있다. 또한 이랜드ㆍ오즈세컨 같은 패션 브랜드도 당당히 자리잡고 있다.
닝샤의 최대 수출품은 철강부원료로 사용되는 합금철(페로얼로이)인데, 중국 4대 석탄산지이며 석영석이 풍부하고 값싼 전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촨 일대는 오르도스 분지에 속하며, 석유ㆍ석탄 등 에너지 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다.
인촨 시와 한국은 양 지역 간 관광 및 경제 교류 활성화를 위해 2012년 5월부터 인촨~서울 직항을 주 2편 운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양 지역 간 비즈니스가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 서부지역의 신흥 중심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인촨에 우리 기업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선점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