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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입이 있어야 수출도 있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수출하는 사람은 애국자, 수입하는 사람은 매국노”. 과거 수입업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단적인 표현이다.

우리나라는 연간 무역액 1조달러가 넘는 무역 대국이 됐지만 수입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여전히 남아있다. 수출은 외화를 벌어들여 국부(國富)에 도움이 되고 수입은 그 반대라는 막연한 생각에서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수입과 수출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국가 경제가 돌아가게 한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휴대폰을 만들기 위해서는 희토류와 리튬 같은 희소금속이 필요하다. 이 희소금속들은 국내에서 거의 생산되지 않아 외국에서 들여와야 한다.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수입이 불가피한 것이다.

수출 제품 생산의 기반이 되는 원유, 석탄, 철강 등 원자재와 기계류 등 자본재는 전체 수입의 90%를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수입’하면 떠올리는 자동차, 식품 등 소비재는 전체 수입의 10%에 불과하다.

수입은 통상 마찰을 줄여 수출이 원활해지도록 돕는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수입액 5200억달러, 수출액 5500억달러로 30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냈다. 중국에 대한 무역흑자는 535억달러,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는 152억달러로 수출 강국에서도 무역흑자를 거뒀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수입은 외면하고 수출만 하려 할 경우 교역국들의 통상 압력이 강해질 것은 뻔하다. 수입을 해줘야 더 많은 수출을 낳을 수 있다. 


국민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것도 수입의 순기능이다. 누구나 손쉽게 와인을 즐기고 열대과일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수입이 있기 때문이다. 수입이 없이 국산에만 의존한다면 밥상 물가는 더 올라갈 수 있다.

신태용 한국수입업협회 회장은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출지원기관인 코트라는 연간 2000억원 이상의 정부 지원을 받지만 수입업협회 지원금은 4억~5억원에 불과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수입과 수출은 자동차의 앞뒤 바퀴와 같다”는 신 회장의 말처럼 수입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할 때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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