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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층간소음 문제 고민해결…아이들 키우기 안성맞춤…산책 · 외출하기 한결 수월
왜 아파트 1층을 선호할까?
과거 아파트 저층은 기피대상 1호였다. 드나드는 이웃들에 사생활 노출 가능성이 크고, 지면과 가깝고 볕이 오래 들지 않아 습한 경우도 많다는 불평이 나오곤 했다. 길가를 오가는 행인들의 시끄러운 소리와 절도사건 노출 여부 등도 아파트 1층을 꺼리는 주된 이유에 속했다. 이런 인식은 꽤 오래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이전과 사뭇 다르다. 최근 서울 시흥동의 한 아파트 1층으로 이사한 주부 엄주연(가명ㆍ34) 씨는 “예전에 높은 층에 살 때만 해도 아이 데리고 산책이라도 하려면 유모차를 엘리베이터에 싣는 것 하며, 오르락내리락 하기가 번거로웠는데 이젠 외출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엄 씨는 “집앞에 차를 대놓고 물건 나르는 것도 편하고, 쓰레기 분리수거하러 나갈 때 여러 번 집을 들락날락하기에도 좋다. 전엔 아이 우는 소리도 여간 신경쓰인 게 아닌데 층간 소음 문제로 이웃들과 얼굴 붉힐 일도 없을 것 같다”고 1층 자랑을 늘어놨다. 간단히 정리해 아이키우기엔 안성맞춤이라는 평가였다. 이 같은 평가는 저층 가구 수요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서울 신천동 H공인 한 관계자는 “보통은 물건이 나오는 대로 보여달라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콕 짚어 저층을 원하는 손님은 대부분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부나 어르신들로 수요층이 뚜렷한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수요층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경기도 동탄2신도시 S공인 한 관계자는 “새 아파트 단지들은 워낙 조경에도 신경을 많이 써서 이를 높은 데서 조감할 수 있는 고층이나, 반대로 아예 가까운 데에서 즐기려는 저층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정부보조금을 활용해 1층에 어린이집을 개원하려는 사람들의 관심도 꽤 있는 편이고, 최근엔 한 손님이 싼 분양가를 이용해 임대사업하겠다고 한 단지 5채를 계약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런 저층 수요 확대 배경엔 건설사들의 노력도 숨어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1층의 경우 기본적으로 불편하다는 소비자 인식을 깔고 이런 불편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고민했던 결과들이 최근 1층 특화 설계, 새로운 평면 등으로 나온 것”이라며 “필로티는 이제 기본이고, 최근에 분양된 복층구조, 테라스하우스 등은 1층임에도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상품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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