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 3주기를 맞아 대북 강온 ‘투 트랙’ 전략을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26일 천안함 용사 3주기 추모사를 통해 "북한은 지금도 우리 안보와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굶주리고 있는데 핵 개발에 국력을 집중하는 것은 국제적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북한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핵과 미사일, 도발과 위협을 내려놓는 것"이라며 "평화와 번영의 선순환의 길을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북한의 도발에는 빈틈없는 안보를 바탕으로 강력히 응징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지만,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착수하겠다는 기존의 대북정책을 재확인한 것이다.

전날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북한이 도발하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서도 “한편으로 대화창을 열겠다. 북한에 태도에 달린 문제인데 올바르고 책임 있는 선택을 한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작동하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일견 이명박 정부 때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북한의 도발에는 추가 도발을 아예 생각지도 못할 정도로 철저히 응징하되 도발을 중단하면 신뢰를 갖고 돕겠다는 보다 적극적이고 일관성 있는 구상이다.

민간단체인 유진벨재단의 대북 결핵약 반출을 승인한 것은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난 대목이다.

정부는 북한이 3차 핵실험에 대한 대북제재와 ‘키 리졸브’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반발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상황에서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순수한 인도적 지원이라는 점에서 유진벨재단의 대북지원을 승인했다.

이 같은 투 트랙 전략은 미국과 조율을 마친 것이기도 하다. 미국 역시 키 리졸브 훈련에 B-52 전략폭격기와 핵 잠수함을 참가시키는가하면 알래스카에 요격용 미사일을 추가 배치시키는 등 대북 압박을 강화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ABC방송 인터뷰에서 “핵실험을 중단함으로써 대화를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문제는 북한의 태도다.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연일 군부대를 방문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등 여전히 호전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최근 “투 트랙 전략은 현재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는커녕 정세폭발을 초래할 수 있다”며 “과거에 열린 회담을 재개하려는 수준의 접근법으로써는 호응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자신들이 대화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생각으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 같다”며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생각은 확고한데 북한이 오판으로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날리면 안된다”고 말했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