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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미국차는 한국서 맥을 못출까?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년이 지나면서 미국 자동차와 일본 자동차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ㆍ미 FTA의 주인공인 미국 자동차는 여전히 판매가 부진한 반면, ‘미국산’ 모델을 적극 활용한 일본 자동차업계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작 FTA의 ‘주인’보다 ‘손님’인 일본 자동차업계가 더 FTA 효과를 누린 셈이다.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한ㆍ미 FTA가 발효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간 일본 자동차 브랜드는 국내에서 총 2만2633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판매량(1만8971대)보다 3662대 늘었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일본 자동차 브랜드는 국내에서 총 2만3297대를 판매, 전년 대비 판매량이 26.3% 증가했다. 9월 2148대를 판매한 것을 비롯해 매달 2000대 내외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2011년 월 판매량이 1500대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더 두드러진다.

지난해 일본 자동차 판매를 주도한 대표 모델은 모두 ‘미국산’이다. 한ㆍ미 FTA 효과를 노려 일본 자동차업계가 주요 모델을 미국산으로 국내 수입했고, 그 전략이 성공을 거뒀다. 대표 모델이 도요타 ‘뉴캠리’. 지난해 도요타의 전체 판매량이 1만795대인데, 그중 절반이 넘는 5687대를 캠리가 차지했다. 도요타는 뉴캠리뿐 아니라 ‘시에나’ ‘벤자’ 등 최근 출시한 대부분 모델을 ‘미국산’으로 선보였다. 올해 출시 예정인 ‘아발론’도 미국산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혼다코리아도 핵심 모델인 ‘신형 어코드’를 미국산으로 수입했고, 한국닛산 역시 미국산 ‘신형 알티마’를 출시했다. 일본 자동차업계의 대표 모델이 모두 미국산인 셈이다. 일본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한ㆍ미 FTA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며 “대표 모델 출시 시기와도 맞물려 미국 업체보다 일본 업체가 더 FTA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포드나 GM, 크라이슬러 등 정작 한ㆍ미 FTA 최대 수혜자로 꼽혔던 미국 자동차업계는 아직 기대만큼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한ㆍ미 FTA 발효 이후 지난 1년간 1만96대를 판매, 가까스로 1만대를 넘겼다. 지난해 판매량으로 보면 포드가 5126대, 크라이슬러가 4123대를 팔았고, GM ‘캐딜락’은 전년 대비 36.8% 감소한 475대를 판매했다.

아직 미국 자동차 브랜드 선호도가 일본 자동차에 비해 떨어지고, 캠리나 알티마, 어코드 등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대표 신차가 연이어 출시된 점도 판매에 영향을 끼쳤다. 미국 자동차업계가 한ㆍ미 FTA에 따른 가격 인하가 소극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ㆍ미 FTA 효과를 소비자들이 잘 느끼지 못한다는 의미다. 미국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한ㆍ미 FTA가 판매량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계기인데, 수입차업계에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체감하는 FTA 효과가 반감되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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