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 사람> “사진 배운 원생들 재범률 떨어졌다”
소년원생에 사진교육…이봉훈 세기P&C대표
소년원에 장비지원 인생 멘토 역할도
표정 밝아지고 생활 적극적으로 변해




“뷰파인더를 통해 보이는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이 소년원생들의 삶도 밝게 비추길 바랍니다.”

사진 관련 장비를 유통하는 이봉훈<사진> 세기P&C 대표는 소년원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2000년대 중반 서울 소년원 자문위원으로 위촉받아 활동하던 그에게 법무부는 서울의 소년원 중 하나인 고봉중고의 사진반 지원을 요청했다. 사회복귀를 위해 기술 습득과 진학을 준비하는 학과과정 중 사진반이 마련돼 있었지만 장비와 전문인력이 부족해 유명무실한 상태였기 때문.

“소년원의 학생들은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했다”던 이봉훈 대표는 통 큰 지원을 결심했다. 사진반 수업은 물론 스스로 학생들의 멘토가 된 것. “말단 직원으로 시작해 500억원 매출을 올리는 기업의 수장이 된 것은 사회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왕이면 돈으로 기부하는 것보다는 내가 평생 해온 사진일과 내 인생으로 이들을 돕고 싶었다”고 말한다.

고봉중고뿐 아니라 부산, 안양 등 전국의 소년원을 돌며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했다. 사진 재료상 말단 직원으로 시작해 믿었던 사장에게 돈을 뜯기고 사업에 실패했던 과거를 풀어놓으며 “그때마다 ‘오늘의 어려움이 내일의 희망이 된다”는 생각으로 버텼기 때문에 부끄럽지 않게 살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고. “결국 마음 먹은 대로 몸도 가고 인생도 간다는 사실을 아이들도 이해하더라”고 말한다.


장비 지원뿐 아니라 뛰어난 사진작가를 초빙해 사진교실 수업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월 1회 본사 사옥에서 진행했지만 2010년부터는 고봉중고 내에 ‘세기P&C 사진교실’을 열고 수업도 주 1회로 늘렸다. 청주소년원의 방과후 활동으로도 지원을 늘렸다.

여러 학생이 국가공인 사진기능사 자격증을 땄고 소년원을 나가 사진학과에 진학하기도 했다. 이들에게는 장학금도 지원했다. 현재는 강좌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대신 연 1000만~2000만원의 장비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진학이나 취직 등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 더 귀한 것은 아이들의 삶이 더 밝아지고 적극적으로 변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소년원 학생들은 남의 눈치도 많이 보고 극단적인 생각을 많이 하기 마련인데 사진을 통해 자신을 표현할 줄 알게 된 아이들은 자신감도 되찾고 상대적으로 재범률도 많이 낮다”고 설명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