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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디자인 코리아> ‘Good Job Index’<헤럴드경제-현대경제硏 개발 ‘좋은 일자리 지수’> 로 본 고용 10년…비정규직·워킹푸어만 양산
④ 좋은 일자리? Good Job Index <2부·끝> 현실을 알아야 해법이 보인다
고소득층 정규직 2.9%P 줄어들고
빈곤층 비정규직 2.8%P 늘어
근로빈곤층도 3.5%P 가파른 증가

근로시간 짧은 비정규직·단기계약직
금융위기 이후 고용안정성 크게 훼손




누구 할 것 없이 모두가 일자리 창출을 외쳤다. 그러나 ‘뉴잡(New Job)’이었을 뿐 ‘굿잡(Good Job)’은 아니었다. 오히려 좋은 일자리는 이전보다 줄었다. 이번 ‘좋은 일자리 지수(HH-GJI)’의 주요 지표가 됐던 소득과 고용안정성 모두 2003년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정한 비정규직의 비중이 늘어났고, 일은 하고 있지만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근로빈곤층의 비중이 확대됐다.

20일 헤럴드경제와 현대경제연구원의 좋은 일자리 산출 결과에 따르면 월급여 기준 중위 소득의 75% 이상인 ‘적정 이상’ 일자리의 비중은 지난해 67.3%로, 9년 전인 2003년(70.7%)보다 3.4%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중위 소득의 75%가 되지 않는 ‘적정 미만’ 근로자는 지난 2003년 29.3%에서 32.7%로 늘어났다. 저소득 근로자가 빠르게 늘어났다는 얘기다.

특히 저소득층 중에서도 근로빈곤층이 확대됐다. 근로빈곤층은 현재 일은 하고 있지만 벌어들이는 소득으로는 빈곤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태의 근로자들을 말한다. 중위 소득의 50%에 못 미치는 근로빈곤층은 지난 2003년 10.5%에서 2012년 14.0%로 3.5%포인트 늘어났다. 지난 2006년 15.3%를 고점으로 근로빈곤층의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가 싶더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침체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안정적인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고용안정성도 악화됐다. 정규직 일자리는 지난 2003년 67.4%에서 지난해 66.7%로 0.7%포인트 감소했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비중은 32.6%에서 33.3%로 높아졌다. 지난 2004년 최고 37%까지 올라갔던 비정규직 비중은 비정규직 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9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소득과 고용안정성 지표를 조합해보면 상황은 더 좋지 않다. 고소득층(중위 소득 150% 초과)이면서 정규직인 근로자의 비중은 2003년 25.6%에서 2012년 22.7%로 2.9%포인트 감소한 반면 근로빈곤층이면서 비정규직인 일자리의 비중은 8.3%에서 11.1%로 2.8%포인트 높아졌다. 

좋은 일자리에서 오래 일하고 싶은 욕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런데 비정규직, 단시간 근로자 등 안 좋은 일자리는 크게 늘어났지만, 정규직ㆍ고소득 일자리의 비중은 줄어들었다. 사진은 일자리 소개업체 앞에 있는 구직자들의 모습. 
                                                                                                                                                                                     [헤럴드경제DB]

이번 HH-GJI 산출에는 근로시간이 보조 지표로 활용됐다. 이전 대비 근로시간이 줄어든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와 함께 근로시간이 짧은 단기계약직이 늘어난 것은 부정적이다. 근로빈곤층의 일자리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주 36시간 미만 일하는 ‘과소 근로’ 일자리가 9년 전에 비해 무려 95만개나 늘어났다. 근로빈곤층이면서 과소 근로에 해당되는 것은 임시직이나 일용직 등 단기계약직으로 추정되는 일자리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9년 만에 배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증가한 전체 일자리 수가 358만5000개임을 감안하면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 중 4분의 1 이상이 임시직이나 일용직이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전문직이지만 불안정한 프리랜서그룹으로 보이는 ‘고소득 과소 근로’ 일자리도 지난 2003년 이후 63만9000개가 증가했으며, 중소기업 비정규직으로 추정되는 ‘중소득(중위 소득 50~150%) 과소 근로’직도 162만3000개나 늘어났다.


근로시간 자체는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과다 근로’ 일자리의 비중은 2003년 32.2%에서 지난해 21.9%로 1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현대경제연구원 측은 “근로시간이 감소하는 것은 일자리 다양성의 증가와 근로자의 삶의 질 개선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일부의 경우 근로 기회가 축소되는 등의 부정적인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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