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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금본위로 돌아갈까…금본위의 폐지와 재등장 시나리오
[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흐르는 세월을 초월해 반짝이는 노란 금속 덩어리 금(金)은 곧 신뢰를 대변했다. 1792년 미국은 안정적인 가치를 가진 금과 은에 화폐를 연동한 ‘금본위제’를 출범시켰다.

유한하면서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 금으로 화폐를 바꿔주는 금본위제는 산업혁명과 함께 지탱되기 어려워졌다. 경제규모가 증가하면서 금으로 맞추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금본위제에서 비롯한 통화정책의 경직성은 유동성 공급이 어렵고 금융정책을 통한 거시경제적 불균형의 조정이 힘들었다.

1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전쟁비용 조달을 위해 통화를 남발하면서 돈의 가치가 하락했고 시민들의 금 수요가 급증하면서 영국, 미국 등 각국은 금본위제 폐기를 선언했다.

‘황금’이 다시 돌아온 것은 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였다. 대공황과 변동환율제의 혼란을 겪은 세계는 새로운 국제통화제도를 모색하기 시작했고 1944년 금 1온스가 미화 35달러로 고정되는 금본위제 ‘브레턴우즈 체제’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 미국 달러의 가치를 일정량 금에 고정하고, 다른 나라의 환율을 달러에 고정하는 이 금본위제는 1970년대까지 이어진다.

1971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달러화에 대한 금태환을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무역이 확대되며 미국의 국제 수지 적자가 늘어났고, 베트남 전쟁 자금 조달을 위한 통화 남발로 인해 달러 가치가 급락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금태환을 요구하는 세계 각국의 목소리가 커지자 닉슨 대통령은 극단의 조치를 내렸다. 이로서 브레턴우즈 체제는 무너지고 각국은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변동환율제’를 택하게 된다.

약 40여년간 명맥을 유지해 온 변동환율제를 버리고 다시 ‘금본위제’로 돌아가자는 주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다시 대두되기 시작했다. 미국이 무작위로 돈을 찍어내면서 달러 가치와 달러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추락했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에서 금본위제가 도입된다면 어떻게 될까. 금본위제 찬성론자들은 금이 인플레이션에 대비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라고 주장한다. 양적완화 정책과 같은 달러 발행이 즉시 멈춰져 물가나 달러가치는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열심히 일해서 벌어둔 돈의 가치가 고정되면 근로자들이 실물 자산을 가진 자들에게 갖는 상대적 박탈감도 줄어들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 또한 ‘진정한 화폐’인 금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세계적인 ’요구’라는 주장이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미국 공화당이 작년 대통령선거에서 금본위제를 들고나왔던 것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금본위제 복귀의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 또한 만만치 않다. 금을 중심으로 화폐를 묶어두려면 그만한 양의 금이 있어야 한다. 이미 커질대로 커진 경제 규모를 금본위제로 회귀시킨다는 것은 아이를 엄마 뱃속에 넣는 것과 같다는 주장이다. 또 시세 변동폭이 매우 큰 금을 기준으로 쓴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들은 근본위제로 복귀하면 금값은 급등하고, 이는 통화량 축소로 이어져 세계 경제는 유동성 부족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nointe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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