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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퇴근후 노래는 활력소이자 힐링”
디지털 싱글 발표…4년차 증권맨 임다영씨
인기 인디밴드 장미여관 적극 지원
동료 응원 큰 힘…정규앨범도 욕심




“이른 아침 눈을 뜬 순간부터 늦은 밤 잠들기 전 시간까지 그대 생각하지만 이젠 늘 곁에 함께 있고 싶어요.”

흔한 사랑노래지만 이 노래를 부른 이는 전문 가수가 아니다. 주인공은 IBK투자증권 결제업무팀에 근무하는 임다영(30·사진) 씨. 입사 4년차인 임 씨는 이달 디지털 싱글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음악과는 전혀 무관한 임 씨가 직접 작사ㆍ작곡한 자신의 곡을 발표할 수 있게 된 기회는 우연하게 찾아왔다.

2011년 취미활동을 찾던 차에 기타 강습생을 모집한다는 한 카페 공지가 눈에 띈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카페 운영자는 인디밴드 장미여관의 보컬 강준우 씨. 장미여관은 당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홍대 일대에서 ‘아는 사람은 아는’, 지금도 잘 나가는 인디밴드다.

6개월간 열정적으로 참여한 끝에 앨범을 만들어보라는 제안까지 받기에 이르렀다. 임 씨는 “새로운 시도에 두려움이 앞섰지만 녹음작업을 시작하면서 완성도 높은 음악을 만들어보자는 욕심이 생기더라”고 말했다. 작년 8월부터 작곡 교본으로 독학을 시작, 3개월 동안 작곡 공부와 작사를 병행했다. 퇴근 이후 시간과 주말을 고스란히 반납했음은 물론이다.


‘창작의 고통’은 임 씨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릴 때 피아노를 잠시 배운 게 전부인 그는 무모하리만치 도전을 반복했다. 무작정 원하는 취향의 음악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멜로디, 브리지(곡의 메인과 후렴구를 잇는 부분), 후렴구를 작곡했다.

작사도 직접 했지만 늘 딱딱한 증권가에만 있던 임 씨에게는 ‘사랑’이라는 용어 자체가 낯설었다.

강 씨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아 마침내 ‘달콤한 청혼’이라는 첫 곡이 완성됐다.

“하루 종일 숫자에 치어 녹초가 되지만 퇴근 후 곡을 만들고 흥얼거리는 시간만큼은 말 그대로 힐링이었다”며 “잘 부르지는 못하지만 내 곡은 직접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임 씨는 전했다.

녹음의 고통은 더 컸다. 녹음실 스피커로 들리는 ‘프로듀서’ 강 씨의 “다시” 소리에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였다고 귀띔했다.

그렇게 완성된 음원이 조만간 공개된다. 요즘 너무 설레 밤잠을 설친다는 임 씨는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장미여관과 건반 세션으로 참여한 부산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한형민 교수에게 특별한 고마움을 전했다.

직장 동료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는 임 씨는 이번 한 곡에만 그치지 않고 계속 곡을 쓰고 정규 앨범을 내는 것이 목표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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