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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금융 이사회-경영진 갈등 봉합... ISS접촉임원 즉각 보직 해임.
[헤럴드경제=양춘병ㆍ하남현 기자]KB금융지주 경영진은 18일 오전 명동 본사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 측에 왜곡된 개인 의사를 전달해 주주들의 혼란과 주주총회 진행에 차질을 야기한 혐의’로 박동창 전략담당 부사장(CSO)을 즉각 보직 해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 부사장은 즉각 회사 업무에 대한 접촉 및 수행이 제한된다. 회사 측은 박 부사장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는 KB금융지주의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하기로 했다.

금융당국도 박 부사장이 외국계 주주들에게 영향력이 절대적인 ISS 관계자를 만나 편향된 정보를 제공한 사실을 확인하고 검사를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박 부사장이 KB금융 경영진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외이사 3명의 재선임을 막기 위해 대주주들과 접촉해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내부통제시스템에 문제를 드러낸 KB금융에 대해 기관 경고 등의 강력 제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의 해임에 이어 KB금융그룹이 당국의 제재를 받을 경우 오는 7월 임기가 만료되는 어윤대 회장의 거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부사장은 어 회장이 지난 2010년 취임 후 경영효율성 조기 확보를 위해 직접 영입한 최측근 인사로, 이번 사태에 경영진이 우회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 KB금융지주 이사회와 경영진은 ‘ISS 왜곡 보고서’에 대한 신속하고 공정한 진상조사를 통해 주주, 고객, 시장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 또 주주들에 대해서도 ISS 보고서가 사실을 크게 왜곡된 부분이 많다는 점을 유념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주주권을 행사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박동창 부사장의 보직 해임으로 KB금융 이사회-경영진간 갈등에 급한 불은 껐지만 이번 사태가 국내 금융지주사 지배구조의 고질적인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어윤대 KB국민지주 회장은 물론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 등 이른바 MB정부 하의 ‘4대 천황’ 거취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이사회에서 KB금융지주 경영진은 “ISS 주장가운데 왜곡 과장된 부분을 적극 해명하는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그 결과 오해가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금융당국은 그러나 이번 사태가 박동창 부사장의 개인 행위가 아닌 경영진 차원에서 사전 논의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박 부사장 건에 대해서는 사내에서 해임 처리를 했지만 검사 결과에 따라 내부통제시스템에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기관 경고 등의 제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도 “개인의 해임으로 단순히 끝날 일은 아닌 것 같다”면서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어윤대 KB금융회장은 물론 여타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 회장과 강 회장은 임기가 1년씩 남아 있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우리금융 연내 민영화 재추진-산업은행 민영화작업 재검토’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이들 회장의 거취도 민영화 작업 추진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상황이다.

한편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거취와 관련해 이번 주부터 열리는 4대 금융지주사의 정기 주주총회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KB금융지주와 같은 22일에,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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