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서울 평창동의 옥션하우스에서 열리는 서울옥션의 2013년 첫 메이저경매 ‘127회 경매’에 나오는 출품작들이다.
미술품경매사 서울옥션(대표 이호재 이학준)은 20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평창동 본사에서 한국 근현대 작가들의 대표작과 유명 해외미술품, 고미술품 등 120여점을 경매에 부친다. 또 앤티크 보석 22점도 같은 날 경매한다.
근대 작가 중에는 김환기, 장욱진, 천경자의 작품들이 출품됐으며, 현대작가로는 이우환, 김창열, 박서보의 그림이 나왔다. 해외 작가로는 알베르토 자코메티, 고미술에서는 목조해태상과 단원 김홍도, 청전 이상범의 주요 작품이 망라됐다.
이번 경매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수화 김환기 화백이 부산 피난시절에 그린 ‘달밤’이다. 어두운 녹색과 황토색을 주조로 낡은 배 두척을 달과 멋지게 대비시킨 그림은 김환기 화백의 남다른 조형미가 살아있는 그림이다. 암울했던 시기를 담담히 표현하면서도 짙푸른 달을 화면 상단에 거의 꽉 차도록 그려넣어 훗날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그림은 김 화백의 피난시절 그림의 수자가 워낙 적은 데다, 1952년 1월 부산 남포동 뉴서울다방에서 연 개인전에도 출품된 적이 있어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경매 시작가는 1억2000만원.
이우환의 작품은 ‘점으로부터’, ‘조응’, ‘바람과 함께’ 등 6점이 나왔다. 1977년작인 100호 크기의 ‘점으로부터’는 질서정연하게 반복적으로 찍어나간 점을 통해 작가의 철학적 사고를 압축한 그림이다. 추정가는 8억~10억원.
또 김흥수의 ‘무제’(2억5000만-3억5000만), 유영국의 ‘산’(1억5000만-2억5000만원), 천경자의 ‘나부’(9000만-1억5000만), 장욱진의 ‘싸리문 집’(8000만-1억2000만), 이대원의 ‘농원’(6000만-9000만원)과 김창열의 ‘물방울’(1억-1억5000만원), 김종학의 ‘설악산 풍경’(1억-1억5000만), 박서보의 ‘묘법’(4000만-6000만) 등도 출품됐다.
해외작품 중에는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청동 조각 ‘서 있는 사람’이 관심을 모은다. 1961년 점토로 제작한 후 1993년 청동으로 주조한 것으로, 사람을 주제로 제작된 마지막 작품 중 하나이다. 고미술품 중에는 추정가 2억5000만원에 출품된 ‘목조해태상’(높이 130㎝)이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불교의식에 사용할 북을 올려놓는 법고좌로, 16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화재급 유물이다. 당당한 자세와 용맹스런 표정이 도드라진다.
조선 풍속화의 대가 단원 김홍도의 ‘쌍치도’는 바위에 올라탄 장끼와 그 밑의 까투리를 묘사한 작품으로 당시 사대부의 위선을 풍자한 작품이다. 시작가는 7000만원.
한편 서울옥션은 이번에 보석경매도 펼친다. 예술적 아름다움과 희소성을 지닌 귀걸이, 목걸이, 브로치, 시계 등 앤티크 주얼리 22점이 나왔다. 최고가 보석으로는 1925년에 제작된 납작한 육각형 모양의 ‘아르데코 다이아몬드 브로치’로 추정가 8000만~ 1억원에 출품됐다. 바깥쪽을 향해 대칭으로 하트모양의 문양이 있고, 위아래에 유러피안컷 다이아몬드가 박혀있다.
티파니 앤 코에서 1905년에 제작한 ‘다이아몬드 플래티늄 시계’, 옐로우 빛깔의 ‘아르데코 다이아몬드 뚜아에무아 반지’ 등도 새 주인을 찾아간다.
소외계층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자선경매인 ‘화이트 세일’도 진행된다. ‘소버린 아트 프라이즈 2013’ 한국 입상자들의 작품 15점과 국내 작가와 소장가들이 기증한 작품 28점이 출품됐다. 경매를 통해 마련된 기금은 문화적으로 소외된 아이들의 재능 계발과 문화생활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경매 출품작은 19일까지 평창동 본사에서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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