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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아 피겨 퀸의 화려한 귀환, 세계가 감동
“김연아는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모두가 잃어버린게 무엇인지 일깨웠다.”(AP통신)

‘여왕’을 잃었던 피겨팬들이 모처럼 갈증을 해소했다. 오랜시간 ‘명품’ 연기에 목말랐던 만큼 기쁨도 크다. 돌아온 ‘피겨퀸’은 완벽했다. 2년여 공백이 믿지기 않는다. ‘역시’ ‘과연’이라는 수식어로는 부족하다.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획득한 2010년 밴쿠버 올림픽때와 다름없는 모습이다. 이쯤되면 ‘놀랍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2011년 이후 2년만에 메이저 대회에 나선 김연아(23ㆍ사진)가 15일(한국시간) 새벽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쇼프프로그램에서 69.97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높고 빠른 점프, 정확한 착지, 애절한 표정과 우아한 몸짓, 관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도 여전했다. 복귀하자마자 단숨에 세계 무대의 중심이 됐다. ‘일본의 슈퍼스타’ 아사다 마오는 6위(62.10점)에 머물렀다.

심판진의 점수는 박했다는 평이다. 이날 김연아가 획득한 점수는 2006년 시니어 무대 데뷔 후 국제대회에서 받은 점수 중 8위에 해당한다. 올해 1월 국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받았던 64.97점보다 높지만 지난해 12월 독일 NRW 트로피 때의 72.27점보다는 낮다. 트리플 플립에서 롱에지(잘못된 스케이트날 사용) 판정을 받고, 첫 번째 스핀에서도 감점을 당했다. 


하지만 이날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의 점수가 전체적으로 낮았던 가운데, 관중들에게 김연아의 연기는 감동 그 자체였다. 9000여명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가 쏟았을 땀과 열정이 자연스럽게 느껴졌을 터. 전혀 쇠퇴하지 않은 기량과 아름다운 연기가 이를 증명하기 때문이다. 빙판 위 김연아는 강했고, 빨랐고, 가벼웠다. 한국인이 아니어도, 피겨팬이 아니어도 찬탄할 수밖에 없다. 중력을 딛고 높이 ‘비상’ 하는 순간에는 알수 없는 ‘경외감’ 마저 든다.

김연아의 메이저 대회 복귀 성공에는 착실한 준비와 치밀한 전략, 그리고 강력한 동기 부여가 있었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지난해 12월 마이너 대회부터 출전했다. 성실하게 실전 감각을 쌓았다. 그리고 일반 빙상장에 비해 4m 좁게 설계된 버드와이저 가든스 경기장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마지막 일주일 동안 링크의 폭을 좁게 한 후 ‘맞춤 연습’을 했다.

무엇보다, 그의 마음가짐이 강력한 무기였다. 피겨 후배들을 위한 길을 열어줄 ‘선배’로서의 꿈 말이다.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 한국 선수를 최대한 많이 내보내기 위해선 이 대회 결과가 중요하다. 그의 우승으로 한국은 최대 3장까지 출전권을 얻을수 있다.

프리스케이팅 마무리와 종합 우승 전망도 밝다. 수년째 김연아의 ‘맞수’라는 ‘후한’ 수식어를 달고 있는 아다사는 6위로 쳐져 있고, 2위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와도 이미 3.11점차다.

예상보다 낮은 점수로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이었던 김연아는 1위 확정 후 “후배들이 올림픽이라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꼭 주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의 웃음 만큼이나 한국 피겨의 미래도 밝아 보인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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