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무용 · 연극의 경계허문 몸짓…편견의 실체를 번역하다
첫 내한 포사이스 컴퍼니 ‘헤테로토피아’ 공연
처음 작품을 접한 관객은 속으로 ‘이게 뭔가’ 싶을 수도 있다. 괴성과 고성이 난무하는 공간, 셰익스피어가 “세상은 무대고 인생은 연극”이라고 한 것처럼 무대는 세상을 축소해 보여주는 공간이다.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 윌리엄 포사이스(64)와 그의 무용단 윌리엄 포사이스 컴퍼니가 ‘헤테로토피아’<사진>로 첫 내한공연을 한다. 다음달 10일부터 14일까지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헤테로토피아’는 2006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초연됐으며, 현대무용과 실험연극의 모호한 경계에 있는 작품이다.

무대는 두 부분으로 나뉜다. 여러 개의 책상으로 무대를 채운 넓은 공간과 작은 블랙박스형 무대. 침묵의 공간과 괴성과 소음이 가득한 두 공간이 비교되며 혼란 속에서도 일정한 규칙과 질서를 발견해낸다. 우리가 가진 지식이나 편견으로 실체를 번역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해석은 관객의 몫이다.

객석은 과감히 버렸다. 관객은 무대 위로 올라가 포사이스가 창조한 세계들을 눈앞에서 직접 목격한다. 1시간 반 동안 무용수들의 몸짓과 흐르는 땀, 거친 숨소리마저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이 공연은 매회 300명 한정된 관객만 관람할 수 있다.


고전발레의 혁신에 도전한 포사이스는 원래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서 무용수, 안무가로 활동했다. 1984년부터 2004년까지 프랑크푸르트 발레단에 디렉터로 있다가 2005년 이곳에서 윌리엄 포사이스 컴퍼니를 창단하며 그의 작품세계는 더욱 실험적인 모습으로 변모했다.

안무가 피나 바우쉬만큼 세계적 명성의 안무가지만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 작곡가 톰 빌렘스와 협업한 ‘더 로스 오브 스몰 디테일(The Loss Of Small Detail)’ 등이 있고 ‘인 더 미들(In The Middle)’과 같은 작품은 유니버설발레단이 공연하기도 했다. 그의 초기 작품들은 영국 로열발레단, 마린스키발레단, 파리오페라발레단, 뉴욕시티발레단 등의 레퍼토리가 되기도 했다.

심정민 고려대학교 연구교수는 “윌리엄 포사이스는 1980년대 이후 세계를 주도하는 안무가로 현대 춤의 고정관념을 깨고 재구성해, 예술의 경계를 부수며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의 작품 중에서도 ‘헤테로토피아’는 가장 급진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사진제공=성남아트센터]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