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산본·판교도 10%대 동반 하락세
개발·사교육 특구 등 호재에도 맥 못춰
분양가 상한제·취득세 감면 연장안 등
정부 부동산대책 윤곽따라 숨통 트일듯
‘봄은 왔지만 봄 같지가 않다’는 격언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곳 있다. 바로 분당, 용인, 평촌, 산본, 판교 등 수도권 남쪽에 위치한 1,2기 신도시들이다. ‘수도권 남부군’으로 불리는 이들 1,2기 신도시는 3월 봄시즌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이 여전히 곤두박질치고 거래도 실종되는 등 여전히 한겨울이다.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중 분당의 중심지로 불리는 정자동 주상복합 등 고층단지 시세는 지난 5년간 40~50% 안팎까지 떨어졌다. 평촌과 산본 등도 하락세가 가파르다. 이날 부동산 114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3월들어 평촌지역 아파트의 3.3㎡ 당 평균 매매가는 고점(2009년)대비 14% 떨어졌다.
산본도 2007년이후 6년 연속 하락해 10.7%가량 빠졌다. 2010년부터 가격데이터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판교 등 2기 신도시도 고점(2010년)대비 18.2% 폭락해 분당, 평촌, 산본 등을 따라 도미노 하락세를 보였다.
문제는 시세가 유지될 법한 지역조차 침체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1기신도시 가운데 전통적인 사교육 중심지로 평가받던 평촌의 ‘학원가(도로명)’ 인근엔 권리금 없이 나오는 학원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사교육이 개별과외 위주로 바뀌고 야간 운영시간 규제 등으로 학원 인기가 시들해졌다”며 “3년 전까지 이곳 학원들 권리금은 1억원을 넘나들었지만 서서히 빠지더니 작년에는 권리금이 없는 학원도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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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 용인, 평촌, 산본, 판교 등 수도권 남부지역에 위치한 1,2기 신도시 아파트가 각종 개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거래가 실종되는 등 썰렁한 분위기다. 사진은 최근 분당의 한 주상복합단지. |
수도권 남부 신도시 지역에선 각종 신규 개발 호재도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실제 판교의 경우 대형 상업시설 및 거주단지로 평가받는 ‘알파돔시티’가 인근에 건설되고 있지만 약발은 미미했다. 알파돔 시티 인근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가격이 겨우 1%(3월기준)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성남시 판교동의 경우 올들어 실거래는 전무한 실정이다. 삼평동 등 판교테크노밸리 인근 지역도 등록된 실거래량은 2건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매도자와 매수자간 희망 가격차는 유지부동이다. 부동산114가 최근 발표한 ‘주택거래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택을 구입할 의사가 있는 수도권 거주자 10명중 4명에 달하는 35.7%가 ‘주변 시세보다 20% 저렴하면 주택을 매수하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주택 매각 의사가 있는 수도권 거주자중 시세보다 10% 싼 금액이면 팔겠다는 응답은 40%에 육박했다.
실제로 1기 신도시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이 평균 4000만원 선에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촌 B공인 관계자는 “매도자와 매수자들이 시장을 보는 관점이 제각각”이라며 “신도시의 경우 매수세력은 집값이 계속 내려갈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저렴한 가격에만 반응하는 반면, 매도자들은 2006년 이후 지속됐던 집값 조정이 끝났다고 보고있다”고 말했다.
분양을 시작한 동탄2신도시 3차도 살얼음판이다. 지난 8일 3순위 청약을 마감한 결과 청약 미달 사태가 빚어졌기 때문이다. 동탄2신도시 3차 동시분양의 미달 사태를 바라본 건설업계는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윤곽을 드러내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취득세 감면 연장 등 규제완화 정책이 확정되기 이전엔 거래심리는 여전히 한겨울일 것”이라며 “비정상적인 가격에 나오는 급매물만 팔리는 시장은 정상이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윤현종 기자/factis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