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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일랜드 작가 제시 존스,한국과 공명 시도한 ‘또다른 북(北)’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아일랜드 작가 제시 존스(35)가 ‘또 다른 북(The Other North)’이라는 타이틀로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전시를 갖고 있다. 제시 존스는 과거의 정치, 사회, 문화적 사건이 현대에 미치는 영향과 연관관계에 관심을 갖고, 과거의 사건을 현재 혹은 다른 맥락 위에 불러들이는 작업을 펼치는 작가.

이번에 서울서 상영되고 있는 영상작품 ‘또 다른 북(北)’은 196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북아일랜드에서 일어난 분리운동(The Troubles) 기간 중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상에서 비롯됐다. 1970년대초 칼 로저스가 집단 갈등해소를 위해 북아일랜드에 거주하는 여러 종파, 계층, 분야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심리치료 영상을 작가는 한국에 대입시켰다.

북아일랜드 참가자들의 대화를 한국어로 번역해 11명의 우리 배우들이 재연한 영상을 만든 것. 재연된 다큐멘터리는 여전히 분단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공명의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또 분단사태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면서 두나라간 역사적, 문화적 시각차를 살피고 있다.

제시 존스는 1968년 미국서 이뤄졌던 그룹치료를 바탕으로 한 영상작품을 오늘의 시각에서 재연한 ‘공동체의 이기적 행위(The Selfish Act of Community)’도 선보이고 있다. 작가의 영상은 친숙한 환경을 낯설게 만드는 독일의 부조리극 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소외 효과를 연상시킨다. 


상영되는 영상이 다큐멘터리가 아닌 부조리적 제작물임을 인지한 관람객은 극적 사건에 대해 거리를 갖게 된다. 제시 존스는 이 효과를 더욱 극대화시키기 위해 말하는 이들의 모습을 화면에 담는 통상적인 영상 기법과는 달리, 카메라를 일정한 속도로 360도 회전시키며 촬영했다. 이로써 관람객은 말하는 사람에게 몰입할 수 없다. 감정이입도 잘 되지 않는다. 따라서 사건을 보다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냉철하게 접근하게 된다. 전시는 3월 24일까지 아트선재센터 3층에서 계속된다.

같은 기간 아트선재센터는 사이먼 후지와라 개인전(2층 전시실)도 열고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11시~ 오후 7시.(사진제공=아트선재센터)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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