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슬퍼서 우는게 아니랍니다. ’시도때도없이 눈물나는 ’눈물흘림증’
서울에 거주하는 임 모 할머니(80)는 최근 눈물이 시도때도 없이 줄줄 흐르고 눈꼽도 많이 껴서 일상생활이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그저 나이탓으로 돌리고 무심코 넘겼지만 시간이 지나자 눈이 심하게 부풀어 올랐다. 결국 안과를 찾은 임 할머니는 눈물주머니에 물혹의 일종인 ‘점액낭종’(mucocele)이 생긴 ’눈물흘림증’(비루관폐쇄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임 할머니의 점액낭종의 크기는 1cm 정도까지 커져 눈과 코사이의 피부를 절개해 막힌 부위를 대신해 길을 만들어주는 ’눈물길 코안연결술’을 받았다. 이 방법은 눈물주머니 주위뼈를 뚫어 눈물 주머니에서 코속으로 바로 눈물이 흘러 들어가도록 해주는 방법이다. 점액낭종의 크기가 그리 크지않다면 임 할머니 경우처럼 피부절개 없이 내시경을 이용하여 코속에서 뼈를 뚫어 하는 수술로 흉터가 남지 않게 할 수도 있다. 


▶ 눈물길 막혀 장시간 방치하면 염증진행

평소 눈물이 줄줄 흘러 힘들다는 50대 이상 환자들이 많다. 눈물량은 적어도 문제지만 많아도 문제다. 자주 눈물이 흐르거나 고여 있어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아내다 보면 눈 주위가 짓무르거나 세균에 감염되기도 한다. 이같이 눈물 통로가 막혀 눈물이 밖으로 흐르는 비루관폐쇄증은 일명 ‘눈물흘림증’이라고도 불린다. 눈물은 눈물샘에서 분비되어 안구를 촉촉하게 적셔준 후에 눈물구멍을 통해 코와 연결된 눈물길로 빠져나가게 된다. 비루관폐쇄증은 눈물길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눈물이 ‘누낭’이라고 하는 눈물주머니에 고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주로 노년층에서 많이 나타나지만 요즘엔 청장년층도 늘고 있는 추세다.

대부분 눈물이 많이 나와도 별다른 치료 없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장시간 방치하면 염증이 진행돼 눈물주머니의 화농이 피부로 터지기도 한다.서울성모병원 안과 백지선 교수는 "눈문길이 막힌 원인은 만성결막염, 항암치료, 갑상선암 진단 이후 동위원소 치료, 양악수술 이후 (코 안쪽 염증이 많아진 경우), 눈물주머니 안에 종양이 있거나, 눈물주머니에 염증이 있는 경우 등 다양한 원인때문에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 서울성모병원 안과 백지선 교수가 내시경을 이용해 수술을 앞둔 환자의 비강내 상태를 확인하는 코안내시경검사를 하고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 바람불때 눈물 많이나면 오히려 ’건성안’ 때문

바람이 불 때 유독 눈물이 흐르는 경우는 눈물길이 막힌 경우보다는 오히려 평소 눈물의 양이 충분하지 않거나 눈물 지속시간이 짧은 ‘건성안’(안구건조증)인 경우도 흔하다. 바람 부는 날 빨래가 잘 마르듯 눈 표면도 쉽게 말라 가뜩이나 부족한 눈물이 증발되면서 각막이 외부에 직접 노출되어 각막신경이 자극되면 눈이 시고 반사눈물이 나게 된다. 이때 흐르는 눈물은 정상적인 눈물의 눈 보호기능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눈물흘림을 호소하는 환자를 진단할 때 눈물 생성이 많아서인지, 눈물길이 막혀 있는지를 감별한다. 이 두 가지 모두 해당하지 않는 경우는 건성안 여부를 살펴본다. 눈물 생성이 증가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신경학적인 질환이나 눈물샘 종양 때문이다. 또 결막이 늘어나 눈물순환을 방해하거나 눈물구멍을 막을 수도 있다. 눈물길의 부분폐쇄나 기능 저하로 인해 갑자기 생기는 반사눈물의 배출이 좋지 않은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원인이 건성안이라면 눈물을 마르게 할 수 있는 조건을 피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건조증은 환경이 매우 건조하거나 바람이 많은 경우 심해지며 하루 종일 컴퓨터나 책을 보거나 오랫동안 운전하는 경우 눈깜박임이 급속도로 줄어들어 건조증이 심해지기도한다. 백지선 교수는 “건성안은 눈을 최대한 쉬게 해주고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엔 외출을 피하거나, 외출 시 보안경이나 선글라스 등을 착용해 눈을 보호해 주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 눈물길 완전히 막혔다면 ‘눈물길 코안연결술’ 등으로 완치

눈물길이 막혀 있을때의 치료는 눈물길이 막혔는지 좁아졌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눈물길 입구에 주사기로 생리식염수와 같은 깨끗한 물을 주사해 물이 코 뒤나 목뒤로 내려가는 것이 느껴지지 않으면 눈물길이 막힌 것으로 진단한다. 눈물길이 완전히 막히면 외부자극이나 감정, 계절과 상관없이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흐른다. 이때는 ‘눈물길 코안연결술’ 또는 ‘누낭비강문합술’로 치료해야한다.

백지선 교수는 “눈물길폐쇄증은 안구건조증과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진단이 필요하다“라며 “안구건조증은 인공누액이나 안약을 넣으면 증상이 좋아지나, 눈물길폐쇄증은 눈물길을 열어주는 수술을 해야만 완치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있으면 안과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