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4년 단짝 루이스 - 윌슨처럼…한국도 전문 캐디가 그립다
지난주 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대회에서 우승한 스테이시 루이스(28ㆍ미국)에게 경사가 겹쳤다. 바로 그 대회에서 루이스의 캐디인 트래비스 윌슨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올해의 캐디로 선정됐다. 이 상은 그 전년도 시즌에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캐디에 대한 시상으로, 대회 주간 금요일에 선정돼 토요일과 일요일에 ‘2013 올해의 캐디’라고 쓰인 캐디빕을 입고 대회를 뛰게 된다. 항상 선수들의 그늘에 가려 잊혀진 존재인 캐디에 대한 노고를 치하하고 포상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이라고 한다.

캐디가 대회 중에 상을 받고, 그 캐디의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으니 스테이시 루이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한 주였을 것이다. 놀라운 것은 트래비스가 스테이시 루이스가 LPGA 투어에 입문한 2009년부터 지금까지 4년간 함께 일해 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신인일 경우에는 선수가 자신과 성격이 맞는 캐디를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캐디를 자주 바꾸는 경우가 많고, 경험이 있는 선수라고 해도 오랜 기간 동안 한 명의 캐디와 일하는 것은 그리 흔치 않은 일이다. 한 선수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왔다는 점만 보더라도 트래비스 윌슨이 매우 좋은 캐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루이스는 자신의 캐디에 대해 “매우 침착하고, 한결같다”고 얘기했다. “너무 들뜨거나 너무 처지는 것도 없이 첫 홀을 시작할 때와 18홀을 마치고 그린을 떠날 때까지 언제나 똑같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경기를 하다 보면 상황은 좋거나 나쁜 쪽으로 갈 수 있지만, 트래비스는 그러한 상황에 대해 크게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선수는 더 차분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눈에 띄지 않는다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림자와 같은 존재로 주목받지 못한다 해도 가장 크게 선수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캐디다. 우승에 대한 엄청난 압박과 18홀 동안 오르락 내리락 하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경험하는 선수에게 바로 옆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캐디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크게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주위 사람들이나 심지어 선수들조차 그 중요성을 모르고 가치를 몰라준다 하더라도 캐디의 역할은 너무도 중요하다. 캐디의 말 한 마디로 분위기가 반전돼 선수에게 큰 힘을 줄 수도 있고, 반대로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전문 캐디가 턱없이 부족하다. 캐디의 중요성이 더 부각돼야 하고, 전문 캐디가 더 많아져야 하며, 캐디에 대한 적절한 사회적인 평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는 미국 투어와 같이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부분도 많고, 캐디가 대회 코스를 돌아볼 수 있는 환경도 아직 잘 조성돼 있지 않다. 전문성이나 경험은 잘 갖추지 못했으면서 공급이 적다 보니 설상가상으로 캐디 비용은 점점 더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국내 여자프로골프 투어가 활성화되면서 골프 대회의 많은 부분이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캐디에 대한 부분은 답보 상태다. 우리나라에 더 많은 전문 캐디가 생기고, 캐디에 대한 좋은 평가와 대우, 또 그에 대한 시상이 이뤄지길 바란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