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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청업체 등친 대기업 간부들…
실적 부풀리려 허위계산서 요구
시공 대가 수억대 리베이트 강요
경찰, 금호석유화학 임원등 적발



금호석유화학이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하청업체에 115억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요구하는 한편, 시공권을 대가로 수억원의 리베이트 대납을 요구한 사실이 경찰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불법행위에 가담한 이 회사 간부 등 23명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금호석유화학이 하청업체에 부당한 요구행위를 한 사실을 적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세금계산서 교부의무 위반 등) 혐의로 3명, 건설산업기본법 위반(금품제공 등) 혐의로 20명(법인 포함) 등 모두 23명을 입건하고 죄질이 무거운 이 회사 임원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2009년 3월께 건자재사업부를 신설했으나 실적이 지지부진하자 연간 매출 330억원 목표 달성을 위해 하청업체를 동원해 실적을 부풀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2009년 7월 31일 하청업체인 Y사 등 3개사로부터 공급가액 1억9000여만원 상당의 창호원자재를 납품받은 것처럼 허위 매입세금계산서를 수취하고, N업체에 공급가액 3억6000여만원 상당의 창호자재를 공급한 것처럼 허위 매출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등 2010년 2월까지 12개 하청업체를 상대로 58회에 걸쳐 도합 115억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교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에서 발행한 허위 세금계산서는 매입업체의 채무로 연결돼 하청업체는 허위 거래임을 증명할 수 없는 거래금액을 부담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의 정상유무 판단이 불가능해지자 이 회사는 하청업체에 부당한 채무 변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하청업체인 I사는 대표 개인 사택이 가압류 상태로 경매 진행 중이고, K사는 부도에 이르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또 금호석유화학은 시공권 대가로 하청업체에 리베이트 대납을 요구하기도 했다. 2009년 2월께 서울지역의 재개발 공사와 I업체에 창호공사를 재하도급해주는 조건으로 조합장 C(현재 별건 횡령 혐의로 구속 중) 씨에게 제공하기로 한 1억원의 리베이트를 I사가 대납하도록 하는 등 두 차례에 걸쳐 2개 업체로부터 3억5000만원을 대납토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장책임자 회식비 명목으로 업체로부터 3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과 관련된 다른 10여개 하청업체에서 시공권을 대가로 금품을 주고 받은 것으로 의심돼 수사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 횡포로부터 하청업체를 보호하고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기훈 기자/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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