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민주통합당이 대국민담화로 야당을 비판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지킬박사와 하이드”라는 원색적 표현을 써 가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6일 민병두 의원은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독특한 정치적 유산을 가지신 분”이라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지킬박사와 하이드 같은 묘한 대조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박 후보는 철저히 ‘박정희 이미지’를 숨기고 ‘육영수 이미지’로 포장해서 나타났다. 그런데 엊그제 대국민 담화를 보면 육영수 여사 이미지 사라지고 박정희 대통령의 민낯만 보여줬다. 대선에서 가면무도회를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전세계 지도자 중 주먹 흔들며 연설한 사람은 카다피, 후세인 그리고 박 대통령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사실 이런 전조는 지난 12월 19일 대선 개표일 당일에 있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패자가 시인 연설을 하기 전 승자가 먼저 연설한 경우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민 의원은 “패자를 아우르지 않겠다는 겸손의 미덕 포기한 것”이라면서 “그 결과가 정부의 사유화, 정당의 비서화, 언론의 관보화가 이뤄졌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회의에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대통령은 지난 설에 낡은 것과 작별하겠다고 했으나 지금 낡디낡은 정치를 하고 있다. 국회를 믿고 국민을 믿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문병호 비상대책위원 역시 “박 대통령은 ‘나홀로 여왕’에서 탈피해야 한다. 허태열 비서실장이나 이정현 정무수석과 상의는 하고 계신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김한길 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하는 얼굴표정이 참 무섭다. 대선 과정에서 보던 얼굴과는 많이 다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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