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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축의 공공성 성찰했던 정기용,그의 성찰을 함께 한다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지난 2011년 작고한 건축가 정기용(1945~2011)은 건축의 공공성을 꾸준히 성찰했던 건축가이다. 그는 땅에 대해, 그리고 그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치열하게 성찰하며 의미있는 공공 프로젝트들을 여럿 남겼다. 건축가는 많아도 정기용같은 건축가는 흔치 않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과천관에 건축 전문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첫 주자로 정기용을 초대했다.

미술관은 정기용이 별세 직전 기증한 2만여점의 자료를 연구, 분석해 ‘그림일기:정기용 건축 아카이브’전을 지난달 28일 개막했다.
전시에는 그의 대표적 건축으로 꼽히는 ‘무주프로젝트’를 비롯해 정기용 작업의 구상과정을 보여주는 드로잉과 그의 건축철학의 뼈대가 수립된 프랑스 유학시기 자료가 망라됐다. 또 그가 남긴 글도 나왔다. 전시작들에는 각종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실천하는 지식인으로서 삶을 살았던 고인의 사상과 체취가 속속들이 배어 있다.

정기용은 1970년대 초 서울대 미대와 대학원 공예과를 졸업하고 도불, 파리 제8대학 등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프랑스 정부공인 건축사 자격을 취득한 그는 1978~85년 파리에서 건축및 인테리어 사무실을 운영했고, 1985년 귀국해서는 ‘기용건축연구소’를 설립했다. 한양대, 서울대 건축과에서 후학을 양성하기도 했다.


그는 ‘무주프로젝트’같은 지역 공공건물과 학교, 효자동 사랑방, 영월 구인헌 등의 작업을 통해 건축의 사회학적 측면에 관심을 쏟았다. 또 TV 프로그램 ‘기적의 도서관’에도 참여해 순천, 정읍, 제주, 진해 등 전국 6곳의 어린이도서관을 설계하기도 했다. 건축을 전공하기 전 도자기를 전공했던 이력 때문에 정기용은 늘 흙에 관심을 가졌고, 건축의 출발을 흙에서 시작하려 했다. 또 어떤 건축가보다 아름다운 그림을 많이 남겼다. 이번 전시에는 그가 트레이싱 페이퍼에 남긴 다양한 드로잉들을 만날 수 있다.

고인과 30여년을 함께 해온 김병옥 기용건축사무소 소장은 “선생은 껍질을 까고 까도 늘 새로운 재능이 나오는 분이었다”며 “전시를 통해 선생이 생전에 가졌던 생각을 다시 살펴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전시기간 중 문화·교육 프로그램도 곁들여진다. 9일에는 정기용 건축 다큐멘터리 영화 ‘말하는 건축가’를 미술관 대강당에서 상영하고, 정재은 감독과의 대화시간도 마련한다.
3월 23일부터 4월 20일까지 매주 토요일에는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감상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9월 22일까지. 무료관람. 02-2188-6000. 

[사진=국립현대미술관,기용건축]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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