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올해 초 카드업계가 무이자할부를 중단하자 평균 10% 중후반대인 할부금리가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일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까지 할부수수료 비교공시 시스템을 강화해 카드사들의 자율적인 금리인하를 유도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시스템 개편에 착수조차 하지 못한채 골머리만 앓고있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갑작스런 무이자할부 중단이 소비자 혼란을 초래한다는 판단으로 한시적으로 재개했던 서비스가 지난달 17~18일을 기점으로 다시 중단됐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예전만큼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쉽게 받을 수 없게 됨에 따라 할부금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예정이다.
금융위는 지난 1월 할부수수료 비교공시 체계의 세부 기준들을 확정하고 기존 공시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할부수수료가 평균 16~20% 수준으로 과도하게 높다는 판단에서였다.
애초 계획은 고객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일정한 기준에 맞춰 카드사들의 할부금리를 공개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카드사들의 할부금리 적용 기준이 서로 달라 하나의 잣대로 통일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할부수수료율은 카드사마다 고객의 이용실적과 신용도 등을 종합한 고객등급에 따라 적용한다. KB국민카드의 경우 고객 등급을 최우수1, 최우수2, 우수1, 우수2, 우대 등 11개로 나누어 10~13.5%(2개월 기준)의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신한카드는 회원을 VVIP, VIP, Roya(로얄)l, Prestige(프레스티지) 등 6개 등급으로 나누고 롯데카드는 다이아몬드, 플래티늄, 골드, 토파즈 등 12개 이름을 붙여 할부금리를 적용한다. 이같이 고객 등급의 명칭이 카드사마다 제각각인데다 등급을 책정하는 기준도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 때문에 할부금리 비교공시 강화는 차일피일 미뤄지는 실정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기 신용등급이면 카드사마다 할부금리가 얼마나 적용되는지 비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시스템을 만들기가 어렵다”며 “달리 뾰족한 수가 없어 보류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도 “정확한 시기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카드업계와 비교공시 개선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nointeres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