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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레를 비유하면 '30대 초반 여성'
쉽고 재미있게 예술 작품 감상 방법 알려줘
[북데일리] 만약 당신이 기자가 되어 문화부 쪽에 배속 받았다고 하자. 상사는 당장 미술품이나 뮤지컬 관련 글을 쓰라고 한다. 그런데 해당 분야에 평균 정도의, 상식 수준의 지식만 가지고 있다. 얼마나 당혹스럽겠는가.

MBC 김소영 기자가 비슷한 경우다. MBC에서 9년 가까이 문화부 기자로 활동한 저자가 최근 책을 냈다. <예술감상 초보자가 가장 알고 싶은 67가지>(소울메이트. 2013)가 그것이다. 집필 의도는 ‘안타깝게도 문화예술은 감상에 진입장벽이 존재한다.’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김 기자는 ‘계속 두드리는 사람에게만 조금씩 비밀의 문을 연다.‘고 말한다. 이 책은 바로 저자가 체험한 그 비밀을 담은 책이다.

장르는 서양화, 한국화, 클래식, 사진, 오페라, 국악, 발레, 뮤지컬, 연극을 망라했다. 예술감상을 하고는 싶은데 막상 하려니 공연 고르는 일부터 고역처럼 느껴지는 사람들을 위해 각 장르별로 알아두면 좋을만한 내용을 담았다. 일단 쉽다.

 ‘그림을 옷으로 대입하면 이해하기 쉽다. 화랑이라고도 부르는 갤러리는 옷가게이고 아트페어는 백화점 혹은 패션쇼라고 보면 된다.’

 ‘발레를 아름다운 여성의 일생에 비유하자면,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중고등학교 시기를 프랑스에서 보내고, 대학은 러시아에서 나와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30대 초반의 여성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미술보다 클래식이 더 어렵다고 느끼는 이가 많다. 그런데 저자의 입을 따라가면 비교적 쉽게 이해된다. 예컨대 음악은 드뷔시를 기점으로 고전에서 현대음악으로 나뉜다. 저자는 뒤뷔시의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을 두고 다음처럼 전한다. 뒤뷔시가 바흐나 베토벤과 화성의 세계가 다른 음악이라는 점을 설명한 부분이다.

 ‘그런데 듸뷔시는 반음이 없는 6개의 온음, 그러니까 ‘도, 레, 미, 파#, 솔#, 라#’를 기본으로 곡을 썼다. 온음 음계 화성엔 뚜렷하지 않은 뭔가 모호하고 알쏭달쏭한 분위기가 있다. 비유하자면 원식 크레파스를 쓰다가 파스텔로 그림을 그리는 느낌이다.‘

 이 정도면 ‘목신의 오후’를 듣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까. 저자가 책을 쓴 이유는 예술로의 초대이다. 궁극적으로는 예술행위가 우리의 삶과 불가분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곤궁한 삶 속에서 예술에 관심을 기울이는 행위는 많은 예술가가 놓지 않았던 예술의 끈과 다를 바 없다. 저자의 말이다.

 요즘처럼 먹고 살기 바쁜 세상에 언제 예술작품을 보며 인생을 생각할 시간이 있느냐고 타박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게 바쁘게 살아야 하는 우리이기 때문에 더욱 더 예술 감상을 통해 우울, 허무, 분노, 좌절에서 우리 영혼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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