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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바이러스의 대유행을 막을 길은?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2004년 1월 태국 팡트룩이란 마을에 여섯 살 난 소년 캅탄은 삼촌의 농장일을 돕다가 닭 한 마리를 집에 가져왔다. 며칠 후 소년은 고열에 시달리다가 열하루째가 되던 날 숨졌다. H5N1 조류독감의 첫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지구촌은 바이러스 공포에 빠진다. 캅탄을 죽음으로 몰고간 바이러스는 지금도 신종, 변종으로 모습을 바꾸며 위협하고 있다. ‘바이러스 헌터계의 인디애나 존스’로 불리는 네이선 울프는 ‘바이러스 폭풍’(김영사)을 통해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실체를 낱낱이 밝히며, 대유행병 판데믹(세계보건기구의 전염병 경보 중 최고 위험등급)을 막을 강력하고 혁신적인 방책을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대유행병이 처음 나타나는 때는 거의 언제나 동물 병원균이 인간에게 전이될 때다. 그는 중앙아프리카의 열대우림 사냥터부터 동아시아의 야생동물 시장까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탐색에 나섰지만 여전히 핵심적인 의문은 미스터리다. 이 책은 판데믹은 어떻게 시작되는지, 우리는 지금도 왜 많은 판데믹에 시달리는지, 장래에 예방책은 무엇인지 그 나름대로 판데믹 퍼즐을 조합해낸 결과물이다.

그는 판데믹이 형성되는 조건으로 우선 교통의 발달을 꼽는다. 자동차와 항공기는 사람들의 이동뿐만 아니라 적은 개체군 내에서 생존조차 힘들었던 병원균까지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모두가 연결된 세상은 병원균에게는 뒤섞이는 용광로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의학기술의 발달에 따른 인간들 사이에 혈액을 통한 바이러스의 이동, 열대우림으로의 탐험 등도 한 요인이다. 그렇다고 판데믹에 손놓고 있을 순 없다. 저자는 판데믹을 박멸할 수 있는 범세계적인 면역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과학자, 판데믹을 조기 탐지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 중인 실리콘밸리, 환자들의 위치와 이동경로, 사회적 관계 등을 보여주는 지리정보 시스템 등을 소개하며 테크놀로지와 바이러스 간 싸움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 점친다. ‘인디애나 존스’답게 전망은 낙관적이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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