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깜짝인사-밀봉인사, 이번에는 ’관보인사’
〔헤럴드경제=한석희ㆍ서경원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관급 인사를 공식 발표하는 대신 관보에만 게재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깜짝인사’ ‘밀봉인사’에 이어 이번엔 ‘관보인사’라는 말까지 나올 판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7일 “실무를 담당하는 비서관들은 요란하게 발표할 것도 아니고, 또 비서관은 1~2급인데 이를 공식 발표할 필요성까지 있냐”며 “비서관들 인사를 따로 공개하기 보다는 관보에 일괄적으로 게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또 다른 관계자도 “대통령의 업무는 1분 1초도 쉴 수가 없는데 비서관들 인사까지 간헐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시간 낭비 아니겠냐”며 “집권 초기다 보니 아직 이렇다할 방침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과거처럼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설명과 달리 청와대 비서관은 그 무게감이 여느 고위 공무원과 천양지차로 다르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일반 행정부처의 국장급인 청와대 1급 비서관은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청와대와 정부의 가교 역할을 하는 핵심 요직으로 꼽힌다. 비서관의 업무에 따라 국정운영이 180도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은 또 고위 공무원 재산공개 대상이기도 하다.

이같은 청와대의 비서관 홀대(?)에 공무원들의 상실감도 커지고 있다. 1급 고위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25~30년을 국가의 ‘녹’을 먹어야 하는데 단순히 실무를 처리하는 존재로만 생각하는 청와대의 인식이 못마땅하다는 것이다. 한 정부 부처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 비서관이 실무를 담당한다고 해서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관보에만 게재한다는 발상은 공무원을 그냥 머슴 부리듯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러면 고위 공무원은 왕머슴이고, 일반 공무원은 마당 치우는 마당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지금 부처에 장관이 사실상 다 공석인 상황인데 발빠르게 국민들에게 알릴 건 알리고 진행하기에도 바쁜데 자꾸 논란만 달고 가는게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관보인사’에 대한 불편한 시각은 또 있다. 김용준 총리 후보자의 낙마 이후 세간의 인사검증에 불편한 심기를 ‘관보인사’를 통해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청와대 비서관 인사에 대해 일각에서 TK(대구ㆍ경북)이니, EPB(옛 경제기획원 출신)니 하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에따라 ‘관보인사’가 세간의 ‘밀봉인사’ 비판에서 비껴가기 위해 무엇인가를 감추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편, 청와대는 비서관급 인사에 대해서도 확인도 하지 않고 있다. 인사에 대한 질문만 나오면 청와대에선 으례 “알지도 못하고 확인도 못해준다”는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법칙만 되풀이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청와대 주변에선 비서관 인사가 하루만에 뒤바뀌는 예가 적지않게 목격되고 있다. 하룻만에 내정이 철회돼 졸지에 미아신세로 전락한 이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hanimom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