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익선관(翼善冠)이 발견됐다.

익선관은 왕이 집무할 때 쓰던 모자로, 이번에 발견된 익선관 안에는 간송미술관 소장 훈민정음 해례본보다 앞선 훈민정음 제자해(制字解ㆍ훈민정음의 제작을 풀이한 부분) 활자본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리 둘레는 57cm, 높이는 27cm로, 검은색 이마전의 한가운데에는 장수를 상징하는 ‘卍’(만)자가 크게 수놓아져 있다. 이를 중심으로 4개의 발톱이 달린 사조룡(四爪龍) 2마리가 서로 마주 보는 듯 웃는 모양으로 자수됐다.

27일 원품을 공개한 이상규(60ㆍ전 국립국어원장) 경북대 국문과 교수 연구팀은 “현재 임진왜란 이전의 조선시대 유물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며 “앞으로 훈민정음 창제 과정과 왕실 임금 복식사 연구에 중요한 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된 익선관은 임진왜란 때 약탈당한 궁중 유물로, 지난해 국내 한 수집가가 일본에서 구입해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