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커버스토리] 코스피 매년 8.5%씩 상승해야 가능…2~3% 저성장시대 지나친 기대 금물
박근혜 정부‘ 주가 3000시대’열까
주가 예측은 신의 영역이라고들 한다. 그만큼 정확히 예상하기가 힘들다는 의미에서다. 그럼에도 자신 있게 주가지수를 장담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대통령이다.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인지, 아니면 신도 못 맞힐 주가지수니 말한 대로 이뤄지지 않아도 별 부담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대통령 후보들마다 자신의 임기 말 주가지수 예상치를 자신있게 공약으로 내걸곤 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역시 다르지 않았다. 신중 또 신중하게 말하기로 소문난 그였지만 주가 공약은 시원하게 높여잡았다.

박 당선인은 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18일 한국거래소를 방문해서는 “5년 내 증시 3000시대를 꼭 열겠다. 두고보라”고 말했다. 옷마저 주가 상승을 뜻하는 빨간 재킷을 입고 “주가가 오르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우선 산술적으로 보자. 지금 코스피지수를 감안했을 때 5년 뒤 3000이 되려면 매년 8.5%씩 상승해야 한다. 코스피지수는 1980년 증시가 개장한 이후 32년 동안 매년 평균 9.8%씩 상승했으니 아예 불가능한 공약은 아니다. 그러나 과거에는 경제성장률이 최고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반면 지금은 경제성장률이 2~3%대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지금까지의 평균 상승률만 생각하고 3000선 돌파를 기대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주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인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감소 추세라는 것도 전망을 어둡게 한다.
 
지난해 대선을 하루 앞둔 12월 18일 당시 새누리당 후보였던 박근혜 당선인이 여의
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했다.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박 당선인은 “5년 안에 코스피 3000시대를 꼭 열겠다”고 공언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후보 시절 여의도 한 증권사를 방문에 2008년 중으로 코스피 3000, 임기 내 5000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생하면서 2008년 코스피지수는 1년 만에 1000선으로 반 토막 났다.

이 대통령의 임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으니 임기 내 5000 달성도 물 건너간 지 오래다. 앞서 산술적으로 계산했던 것을 감안하면 임기 동안에 코스피지수가 5000까지 3000포인트나 오를 것이라고 약속한 것은 처음부터 명백한 공약(空約)이었던 셈이다.

임기 동안에 주가 공약이 지켜졌던 경우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후보 시절 코스피 2000 달성을 언급한 바 있다. 취임할 당시인 지난 2003년엔 코스피지수가 600~700선에서 움직였지만 2007년 2000선을 돌파하면서 공약이 현실화됐다.

당장은 박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일 증시 움직임을 주목해볼 일이다. 하루의 주가지수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시장의 기대심리가 어느 정도인지는 가늠해볼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의 취임식 날 코스피지수는 단 한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 마감했다. 13대 노태우 대통령 취임식날은 휴장이었고, 다음날 코스피지수는 3.3% 하락했다. 14대 김영삼 대통령, 15대 김대중 대통령, 16대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날도 각각 2.56%, 4.53%, 3.90% 떨어졌다. 17대 이명박 대통령 취임일만 1.24% 상승 마감했다.

안상미 기자/hu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