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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레이가 스마트폰에 들어오다…풀HD 스마트폰 전성시대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지난해 영국 시장조사기관 칸타르 월드패널 컴테크(kantar worldpanel comtech)는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스마트폰 화면 크기별로 e-메일ㆍ인터넷ㆍ동영상ㆍ게임 등 15개 분야 활용도를 조사해보니 3인치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내려받거나 감상하는 이용률은 19%에 그쳤다. 반면 5인치대 스마트폰은 65%로 3배 이상 높았다. 5인치 폰으로 지도를 이용하는 경우도 3인치 폰보다 20%포인트 가량 많았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화면 크기는 3인치가 대부분이었지만, ‘눈으로 보는 기능’을 충족시키기에는 크기가 작았다. 여기서 큰 화면의 스마트폰 수요가 발생했고, 갤럭시 노트, 옵티머스 뷰, 베가R3 등 5인치대 화면이 봇물을 이루며 사람들은 더욱 ‘스마트폰답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인간의 눈은 본능적으로 ‘더 잘 보이는 것’에 끌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스마트폰 화면이 커졌다. 그 다음 단계로 사람들은 큰 화면 속 내용을 더 ‘생생하게’ 보고 싶어한다. 지난해까지 스마트폰 기업들은 화면을 키워도 쥐기 쉽게 하는 크기 경쟁을 했다면, 올해부터는 큰 화면을 보다 선명하게 제공하는 화질 경쟁에 돌입했다. TV나 노트북에서나 볼 수 있는 풀HD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에 적용되기 시작한 이유다.

▶화질을 가르는 가장 큰 척도는 픽셀=TV나 모니터 등의 화면을 눈에 가까이 대면 작은 점들을 볼 수 있다. 이 작은 점들 하나 하나가 각자 다른 색을 내면서 마치 모자이크처럼 디스플레이에 화면을 만들어 낸다. 각각의 점들은 적, 녹, 청 세가지 색이 모여 이뤄진 것으로 이를 ‘픽셀(pixel)’이라고 부른다. 흔히 말하는 해상도는 보통 이 픽셀의 개수를 나타낸다. HD급인 1366 X 768 해상도는 가로 픽셀이 1366개, 세로 픽셀이 768개로 나열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헤럴드경제 홈페이지 PC버전을 HD급 스마트폰()과 풀HD 스마트폰(베가 넘버6 · 아래)로 비교한 모습. 기사검색과 신규채용 텍스트를 확대했을 경우 작은 글자일수록 앞의 두 화면은 흐릿하지만 뒤의 풀HD 스마트폰 화면은 보다 선명한 것을 알 수 있다.

동일한 화면 크기의 제품에서는 픽셀 자체의 크기는 작아지고, 픽셀의 개수는 많아질수록 해상도는 높아진다. 작아진 픽셀이 화면을 더욱 촘촘하게 구성하면서 화면 속 대상의 이미지가 더욱 또렷해지는 것이다. HD와 풀HD를 구분하는 가장 큰 기준이 픽셀 수이다. HD 픽셀 수는 가로 X 세로로 1280 X 720 또는 1366 X 768인 반면, 풀HD는 1920 X 1080으로 풀HD 전체 픽셀의 개수는 HD의 2배가 된다. 초고화질 영상을 담는 블루레이 디스크 규격이 ‘1080p(세로)’이다.

하지만 단순히 픽셀 수가 2배가 된다고 해서 육안으로 HD와 풀HD의 선명도 차이를 쉽게 구분할 수 없다. 늘어난 픽셀 수를 담을 수 있는 TV나 노트북과 같은 크기의 화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5인치 이하 스마트폰에서는 HD와 풀HD의 차이가 눈에 들어오지 않지만, 그 이상으로 커지면 체감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근 출시된 풀HD 스마트폰 베가 넘버6, 옵티머스 G프로 등이 각각 5.9인치와 5.5인치로 대화면을 채택했다.

▶풀HD 스마트폰 얼마나 선명한가= 인간은 눈에 들어오는 빛을 망막에서 전기 자극으로 변환시켜 뇌로 전달해 시각 정보를 인지한다. 이런 특징으로 두 개의 점이 지나치게 가까이 있으면 마치 하나의 점으로 인식하게 된다. 평균 사람의 눈을 기준으로 시야각 1도 이내에 60개 이상의 점을 구분할 수 없다. 이를 토대로 일반적인 디스플레이 사용 거리에 따른 최대 화소 밀도를 추정할 수 있다. 바로 인치 당 픽셀 수를 가리키는 ‘ppi(pixel per inch)’를 통해서다. 스마트폰의 경우 눈에서 화면까지의 거리를 20~30㎝로 놓으면 사람의 눈으로는 최대 440ppi까지 화질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 애플이 아이폰4에 300ppi 수준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큰 인기를 끌었지만, 사실 육안으로는 이보다 ppi가 더 높아도 화질이 좋아진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셈이다. 
풀HD 스마트폰 팬택의 베가 넘버6, LG전자의 옵티머스 G프로.

이달 들어 출시된 풀HD 스마트폰들은 ppi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팬택의 베가 넘버6는 380ppi이고, LG전자의 옵티머스 G프로는 400ppi로 국내 출시된 스마트폰 중 ppi가 가장 높다. 같은 공간 속 픽셀 수가 이전 HD급 스마트폰보다 많아졌기 때문에 해상도는 더욱 향상됐다. 향후 ppi를 더욱 높여 440까지 다다르면 최고 한계 해상도 수준의 스마트폰이 탄생하는 셈이다.

▶작고 섬세한 콘텐츠에서 풀HD 진가 발휘= 풀HD 스마트폰은 HD급 화면에서 다소 흐리게 보였던 이미지가 선명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다. 이는 특히 화면을 확대했을 때 확연히 드러난다. 가령 글자 수가 많은 신문기사나 나뭇잎에 붙은 작은 벌레는 기존 스마트폰에서 화면을 키우면 뿌옇게 번져 보였다. 하지만 풀HD폰에서는 화면을 두 배 정도 키워도 보다 또렷하게 보인다. 이에 제조사들은 PC버전의 사이트를 볼 때 화면을 확대해도 글자가 깨지지 않고 선명하게 보여 가독성과 시인성이 개선된다고 설명한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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