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장에서 - 김양규> 보험권의 낙하산 인사
박근혜 정부 조각(組閣)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옛말에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좋은 인재를 잘 뽑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순리대로 돌아가게 된다는 뜻이다. 정부나 기업 모두가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반대로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 학연과 지연 등을 내세워 본인과 용처(?)가 맞지 않은 곳에 기용되는 경우가 있다. 이를 낙하산 인사라고 말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인재 등용과 관련해 줄곧 낙하산 인사 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 당선인은 지난달 30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무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가 새 정부에서는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보험권의 낙하산 인사 관행은 좀 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최근 임원 교체를 단행한 KDB생명에서는 상근감사 선임 건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감사원 국장 출신인 김모 감사의 후임에 또다시 감사원 출신이 내정된 것. 지난 2월 화재보험협회의 기획관리본부장으로 선임된 김모 상무 역시 행정안전부 출신으로 보험과는 무관한 인사다. 박근혜 정부의 낙하산 인사 배제 원칙을 비웃기라도 하듯 곳곳에서 낙하산들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기관에서는 차기 정부 출범 직전에 인선 작업을 급히 마무리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지난 2010년 낙하산 인사 논란을 겪으며 보험연구원장에 오른 김모 원장은 4월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을 위해 이사사와 사전 협의도 없이 원장후보추천위 규정을 손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전문성을 담보해야 하는 연구기관에서 이 같은 불미스런 일까지 발생하면서 업계내에서도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드러내놓고 말은 못하지만 새 정부 출범 때만 되면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면서 “말로만 낙하산 근절을 강조할 게 아니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천 의지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가치가 정도경영에 있다면, 인사의 가치는 전문성 중시에서 나온다. 

kyk74@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